제천시와 단양군이 명품길 조성사업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제천시는 국·도비 10억여원을 들여 오는 2012년까지 청풍호반을 따라 청풍문화재단지-만남의 광장으로 이어지는 53.2km의 청풍호 '자드락길'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단양군도 지난 2월 가칭 '느림보 강물길' 산책로를 조성하기 위해 행정안전부에 사업 신청을 해 놓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이는 길 걷기 붐이 일어나면서 별다른 유흥시설이 없는 한적한 여행지를 찾아 떠나는 여행객들이 부쩍 늘었고, 지역의 고유한 생활과 풍습과 역사의 문화를 체험하려는 형태의 여행 수요가 늘어나면서부터 전국적으로 지방자치단체마다 지역에 맞는 명품길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많은 문제점도 갖고 있지만 국내 전역에 많은 걷기 코스와 동호회, 카페가 생겨나고 생태여행, 공정여행 등 올바른 도보여행 문화를 실천하려는 움직임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다.제천시와 단양군은 길 조성에 있어 소문에 우르르 몰려왔다가 몰려가 버리는 사람들보다는 두고두고 길을 걸을 사람들을 고려해 만들어 주길 주문한다.


- 명품 산소길로 개발해야


길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주민들의 소득 증대를 위해서는 명품길로 만들어야 한다.제천시가 친환경 생활공간 조성 사업을 위해 6개 구간으로 나눠 구간마다 화장실과 쉼터, 체험공간 등을 조성한다면 자드락길은 아름다운 청풍호를 내려다보며 걷는 트레킹 코스가 될 것이다.아름다운 산과 강 숲이 어우러지고 계곡과 오솔길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면 세상 그 어느 곳에서도 볼수 없는 웅장한 풍광이 청풍호반에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단양군은 신청한 사업이 선정된다면 도담삼봉에서 대성산 삼림욕장을 거쳐 서골암을 관통하는 터널을 지나 수양개 유물전시관, 적성대교, 단양 신라적성비로 이어지는 강변길을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이 또한 인간의 역사 문화 와 전설이 남아있는 석문과 도담삼봉, 광공업전시관, 금굴 선사유적지, 별곡 생태체육공원, 매포천 생태하천과 진흥황대에 세워진 단양 신라적성비, 수양개 유적지를 비롯해 수양개 전시관으로 이어지는 길 조성은 그야말로 '명품 산소길'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명품 산소길을 만들기 위해서는 산소길의 인프라 확충, 지역 간 연결, 관리 주체 명시, 스토리 라인의 정제, 상품 개발·홍보,다양한 콘텐츠 구축, 시설관리 운영의 편리성과 글로벌화 돼야 한다.


- 왜 길에 주목하는가


지난 해 여름 휴가에 지리산을 찾았을 때 둘레길 주변에는 걷는 사람들의 식주(食住)를 해결하기 위한 식당, 카페, 민박집 등이 늘어난 것을 봤다.마을 한가운데로 둘레길이 생기자 일부 주민들이 시범적으로 길을 걷는 여행객들을 위해 민박집을 운영하기 시작하자 몇 년이 지나지 않아 마을의 절반 이상이 민박집으로 바뀌었다고 한다.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모든 것이 주민들이 인위적이나 의도적으로도 만든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자발적으로 선택하고 만들어 왔다고 한다.지리산 둘레길에서 볼 수 있듯이 길은 많은 변화를 갖고 온다고 한다.도시 사람들에게 입소문을 타면서 평일에도 수백명의 걷는 사람들이 찾아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일주일 이상을 길 위에 머무르면서 길 위에서 먹고, 마시고, 잠까지 잔다고 한다.길은 길 위에서 살아가는 사람을 변화시키고, 마을을 번화시키고, 길 위를 걷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그 중에서 길이 지역의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긍정의 힘을 적극 활용해 지역 경제와 주민 소득을 연계하면 길을 통한 새로운 가치와 일자리를 다양한 형태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 것이 바로 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박장규 제천주재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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