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익칼럼] 오병익 전 충청북도단재교육연수원장·아동문학가


떴다 떴다 비행기. 날아라 날아라 / 높이 높이 날아라. 우리 비행기/ 떴다 떴다 비행기. 날아라 날아라 /  높이 높이 날아라. 우리 비행기 / 원래 미국 동요(Mary Had a Little Lamb)로윤석중 선생이 번안, 필자의 초등학교 시절 자주 불린 곡이다. 비록, 헌 종이를 접어 날리면서도 초싹대다 순식간 곤두박질했던 기억은 짙다.

최근, 비행기 추락보다 훨씬 고 위험군인 대통령을 서로 하겠다며 온통 난리다. 일단 상대방 급소부터 물어놓고 질근질근 씹으며 각자도생(各自圖生)길로 적폐를 분칠해댄다. 그와 관련 14일, 여야 대표(송영길·이준석)가 SBS에 출연하여 언짢은 속내까지 드러냈다. '경선 과정에서 다시 안 볼 사람처럼 수위를 넘어선 마타도어가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며 대표로서 주문했으나 통하지 않는다'며 당사자 간 입장 차이로 간극 좁히기 어려움을 털어 놨다. 어릴 적 할머니 등에서 '대통령 감' 안 돼 본 사람 누굴까만….

◇곧이곧대로?           
           
애초, 민주당 대통령 예비경선 주자(대통령 취업준비생) 아홉 명이 우리고장 청주에서 국면(국민면접)테이프를 끊었다. 4.7재보선 참패 원인 그리고 반전을 꿴 이슈 질문을 두고 취준생의 '편법·왜곡·변칙'과 '책임·공정·비전' 민낯도 예상보다 움찔했다. 면접관 질문에 졸아버린 후보들 그럴 줄 몰랐다며 '정신을 쏙 뺀 상황에서 무슨 재간으로 똑 부러지게 답하느냐' 고 하소연하는 등 흥행치곤 꽤 괜찮았다. 여북했으면 구원투수랍시고 주변을 얼쩡거린 측근조차 1,2,3, 등위에 발칵 뒤집혔겠는가.

'무한 경쟁' 시대, '나는 국대다(국민의 힘 대변인이다)' 또한 눈길 끈 흥행이었다. 바야흐로 슬그머니 임명하던 대변인 자리를 야당인 국민의 힘에서 공개경쟁 프레임을 처덕처덕 주조해 냈다. 응시한 토론배틀 최종 결승전은 TV드라마 예능까지 추월한 채 비지상파 최고 시청까지 갈아치웠다. 당 대표가 서른여섯 살 청년으로 바뀌더니 정치도 '탄성'할 때가 다 있다. 엄청난 경쟁률과 스펙을 제친 네 명 대변인, 명함 그대로 소낙비처럼 '줄 줄 줄 줄' 입담 고리를 풀었다. 이제부터 '경험치' 이상 시시콜콜한 민의(民意) 또한 척척 읊어야하니 '곧이곧대로 들리게 하려면' 입보다 귀가 먼저일 듯싶다.

◇ '높이 높이 날아야' 할 텐데

대선 주자는 속속 링에 오르고 '지지모임' 대형 플래카드를 든 사람들 여기저기 눈 꼴 시다. 패거리·들러리·먹이사슬의 진화, '끽소리 말고' 선거용어도 슬슬 제철 만났다. 엉터리 네거티브와 계파 도그마로 넘쳐 갈수록 필생즉사(必生卽死)의 맹수처럼 뵈는 게 없다. 유권자로 부터 무시당하는 후보자처럼 빡센 슬픔이 있을까. 지지율·호감도·격차 등 여론을 측정 못하는 여론조사 꾼들 역시 그렇다. 공약이야 마구 들이댈 수 있어도 슬그머니 뭉갤 꼼수는 버려라. 고수란 자기관리로 승부하는 법, 유권자가 그렇듯 호락호락하지 않다. 삶의 자국조차 잊은 채 전전긍긍하는 대권 대욕 앞에 귀엣말을 전한다. '국민을 호구로 생각하면 완패'라고…. 어느 순간 어떤 부위가 툭 터져 덫 날지 아무도 모를 '떴다 떴다 비행기, 우리 비행기' 예나 제나 참, 경쾌한 동요인데 누구 편든다싶어 이래저래 부르기조차 거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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