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도 월드비전에서 주최한 '사랑의 점심나누기'에 우리학교에서도 정성을 모아 동참하였지만, 이처럼 에티오피아가 참혹한 수준인지는 필자 자신도 미처 몰랐다. 그 나라의 자연경관도 많이 촬영했지만, 사람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주인공 곽한수 작가의 설명을 직접 듣고 더욱 다정다감함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해 에티오피아 구석구석을 다니며 찍은 10만 여점 가운데 선보인 300여 점인데, 월드비전 초대작가가 전시를 여는 것도, 아프리카 사진전이 열리는 것도 우리 지방에서는 처음이라고 한다.
곽 작가는 동양일보와 월드비전이 '사랑의 점심나누기' 행사를 통해 충북도민의 성금으로 마련한 에티오피아 '쉬로메다 직업기술학교' 신축 기공식에 참여하고 봉사활동을 하며, 아프리카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온 것이다. 사진들은 직접 아프리카에 온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몰입할 수 있었다. 비록 가난하지만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친절하게 대하는 에티오피아 사람들의 소박함과 사진기 앞에 우르르 모여드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함에 기뻤고, 뼈와 가죽만 앙상하게 남은 모습 등 그들의 참혹한 모습에 가슴이 아팠다.
사진전에는 그 나라의 현실을 소리를 통해 직접 느낄 수 있는 체험관도 마련되어 있었는데,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많이 관람하고 있었다. 봉사점수도 준다지만, 직접 체험하며 우리가 얼마나 행복하고 여유롭게 살고 있나를 깨닫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문득 우리 초등학생들에게도 이 사진전을 보여주고 싶다. 요즘 같은 세상에 굶주림에 지쳐 눈뜨기조차 힘겨운 아이의 지친 모습, 학교에 다니기는커녕 복수가 가득 찬 배로 먼 곳에서 물을 길어오는 모습, 먹을 것을 달라고 내미는 손, 병에 걸려도 치료도 제대로 못 받고 뼈만 앙상한 몸...... . 이런 모습을 우리 학생들이 보면 반찬 투정을 하고, 공부하기 싫어하고, 스스로 행동하지 못하는 등 좋지 못한 태도를 고칠 수 있는 체험이 되었으면 한다.
우리나라도 삼사십 년 전만 하여도 이러한 빈곤에서 온갖 역경과 싸워야 했으며, 오늘날 이만큼 잘 살게 된 것은 저절로 된 것이 아니고 어른들의 피나는 고생 덕분이라는 것을 알고 감사하는 태도를 길러야 할 것이다. 나아가 부모님과 선생님을 비롯 많은 분들의 은혜와 나라의 소중함을 깨달았으면 한다.
이 감동적인 곽한수 작가의 '아프리카 이야기'를 보고, 필자도 큰돈은 아니지만 정성을 담아 모금함에 넣었다. 많은 사람들이 에티오피아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사랑을 주고, 고통을 분담하고 성원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진웅 청주 경덕초등학교 교장.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