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 곽한수 사진작가의 개인전인 '아프리카 이야기'가 열리는 청주예술의전당 대전시실을 다녀왔다. 아프리카 동북부에 있는 나라 에티오피아(ethiopia) 사람들의 모습을 곽 작가의 정성과 사랑으로 사진에 담아 약 300점 정도 전시되어 있었다. 6·25 전쟁 때, 북한공산군의 침략을 받아 우리나라가 풍전등화였을 때,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전투병을 파병하여 목숨을 바쳐 우리를 도와준 고마운 나라지만, 오늘날엔 불행하게도 굶주림으로 시달리고 있는 세계 최빈국 중의 하나로 허덕이고 있는 나라이다.

지난해에도 월드비전에서 주최한 '사랑의 점심나누기'에 우리학교에서도 정성을 모아 동참하였지만, 이처럼 에티오피아가 참혹한 수준인지는 필자 자신도 미처 몰랐다. 그 나라의 자연경관도 많이 촬영했지만, 사람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주인공 곽한수 작가의 설명을 직접 듣고 더욱 다정다감함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해 에티오피아 구석구석을 다니며 찍은 10만 여점 가운데 선보인 300여 점인데, 월드비전 초대작가가 전시를 여는 것도, 아프리카 사진전이 열리는 것도 우리 지방에서는 처음이라고 한다.

곽 작가는 동양일보와 월드비전이 '사랑의 점심나누기' 행사를 통해 충북도민의 성금으로 마련한 에티오피아 '쉬로메다 직업기술학교' 신축 기공식에 참여하고 봉사활동을 하며, 아프리카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온 것이다. 사진들은 직접 아프리카에 온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몰입할 수 있었다. 비록 가난하지만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친절하게 대하는 에티오피아 사람들의 소박함과 사진기 앞에 우르르 모여드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함에 기뻤고, 뼈와 가죽만 앙상하게 남은 모습 등 그들의 참혹한 모습에 가슴이 아팠다.

사진전에는 그 나라의 현실을 소리를 통해 직접 느낄 수 있는 체험관도 마련되어 있었는데,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많이 관람하고 있었다. 봉사점수도 준다지만, 직접 체험하며 우리가 얼마나 행복하고 여유롭게 살고 있나를 깨닫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문득 우리 초등학생들에게도 이 사진전을 보여주고 싶다. 요즘 같은 세상에 굶주림에 지쳐 눈뜨기조차 힘겨운 아이의 지친 모습, 학교에 다니기는커녕 복수가 가득 찬 배로 먼 곳에서 물을 길어오는 모습, 먹을 것을 달라고 내미는 손, 병에 걸려도 치료도 제대로 못 받고 뼈만 앙상한 몸...... . 이런 모습을 우리 학생들이 보면 반찬 투정을 하고, 공부하기 싫어하고, 스스로 행동하지 못하는 등 좋지 못한 태도를 고칠 수 있는 체험이 되었으면 한다.

우리나라도 삼사십 년 전만 하여도 이러한 빈곤에서 온갖 역경과 싸워야 했으며, 오늘날 이만큼 잘 살게 된 것은 저절로 된 것이 아니고 어른들의 피나는 고생 덕분이라는 것을 알고 감사하는 태도를 길러야 할 것이다. 나아가 부모님과 선생님을 비롯 많은 분들의 은혜와 나라의 소중함을 깨달았으면 한다.

이 감동적인 곽한수 작가의 '아프리카 이야기'를 보고, 필자도 큰돈은 아니지만 정성을 담아 모금함에 넣었다. 많은 사람들이 에티오피아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사랑을 주고, 고통을 분담하고 성원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진웅 청주 경덕초등학교 교장.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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