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은 전 국민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었지만 아무도 그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것이라는 상상을 못했기 때문이다. 연예인들의 잇단 자살도 충격적이었다. 우리나라 최고의 여배우였던 최진실씨의 자살과 그 동생인 진영씨의 잇단 자살, 그보다 앞서 안재환씨가 목숨을 끊은데 이어 한류스타인 박용하씨도 자살하여 온 국민들을 놀라게 했다.

우리나라 자살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최고라고 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자는 2006년 21.5명에서 2007년 23.9명, 2008년 24.3명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서도 2008년 자살자가 1만2858명으로 전년 대비 5.6%나 증가했다. 하루 평균 35.1명이 자살하는 셈이다.

자살은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준다. 더구나 가족들은 더할 나위가 없다. 이 때문에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비난을 받게 된다. 최근에는 노인들의 자살도 늘어나고 있다. 생활력이 떨어진다든지 가족들로 부터 외면 당해 외로움을 겪는 노인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다.

청소년들의 자살도 묵과 할 수 없다. 학업 성적이 떨어져서 자살하거나 수능 등 시험에 실패한 후 목숨을 버리는 경우가 많다. 자살은 전체 사망원인 가운데 4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10대 청소년은 교통사고에 이어 사망원인 2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왜 이처럼 자살하는 사람이 늘아나고 있는가.

종교 지도자들은 "자살을 미화하거나 동정어린 시선의 대상으로 취급하지 말아야 한다"며 "어떤 경우도 자살은 용납될 수 없고 고통으로 부터 도피 수단이나 문제 해결 방법이 될 수 없다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명 연예인이나 사회지도층 인사가 자살할 경우 그 해의 자살자가 늘어난다는 통계가 있다. 베르테르 효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자살을 생각하고 있던 사람들이 연예인이나 사회지도층이 자살을 하면 저 사람도 자살을 하는데 나같은 사람이야 하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다. 이에따라 공인들이 자살하는 사례가 없도록 노력해야 하며 인터넷을 통한 동반자살 등 병리적인 사회 현상도 막아야 할 것이다.

자살은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힘을 모아 자살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다. 인터넷 자살사이트를 통해 아무 연고도 없는 사람들과 서로를 위안 삼아 동반자살로 목숨을 버리는 경우도 수없이 보아왔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나라가 자살률 세계 1위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어릴 적부터 학교에서 생명의 존엄성을 인식시키는 교육이 필요할 것이다. 또 자살 예방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대책이 될 수 있다. 인테넷의 자살사이트도 철저히 가려내 단속할 필요도 있다.

최근 우리나라 최고의 영재들이 모여있다는 카이스트에서 대학생 4명이 잇따라 자살했다. 2006년 이후 카이스트에서 8명이 자살했다고 한다. 공부 스트레스가 자살의 주원인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인 것 같다. 대학이 너무 공부에만 주력하도록 강요하지 않았는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대학생은 동아리 활동도 하고 봉사 활동도 하면서 더불어 사는 법을 배워야 하는데 너무 공부만 강요하는 바람에 이같은 불행이 초래됐다는 것이다.

자살 공화국이라는 불명예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와 사회단체는 자살 방지 대책을 세워 착실하게 실행에 옮겨야 한다. 특히 젊은이들이 목숨을 끊는 일이 없도록 어른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것이다.



/조무주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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