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망언으로 잘 알려진 구로다 가쓰히로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이 " 일본은 침몰 위기 인데, 이때 한국이 독도를 일본에 양보하면 어떨까?"라는 글을 남겨 논란이 일고 있다.

참 가관이다. 며칠 전 성금모금에 속마음보다 더 내고난 터라 더 씁쓸하다. 돕는 것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 우리가 힘들게 살던 때도 일본은 독도를 자기 내 땅이라 우겼다. 그러니 일본이 침몰 위기이니 독도를 양보하라는 말은 망언이다. 일본이 진정으로 속죄한다면 그 누가 일본이 망하기를 기대하겠는가.

하얀 눈썹이 돋보이던 외할아버지께서는 50년도에 일본이 다시 일어나니 걱정이란 말씀을 자주 했다. 오랜 준비 끝에 우리나라를 침탈하고 국권을 빼앗긴 설움은 경험한 사람만이 알 것이다. 일본은 지난 침략의 향수에 아직도 정신줄을 놓고 있다.

며칠 전 음주운전 뺑소니를 당해 피해를 본 젊은이를 만났다. 그가 하는 푸념은 내가 들어주기에 너무 민망했다. 밤 10시경에 신호대기에 멈춰 서 있는데 뒤에 오던 차가 달려와 그냥 받아 내려 보니 술에 너무 취해서 운전자가 내리며 쓰려져 자신이 아픈 것도 잊고 않아 길가로 이동 시키니 달아나려해 옥신각신하다 급한 김에 그의 자동차 키를 차에서 빼어 들고 있는데 함께 탄 친구와 갑자기 도망을 쳤다는 것이다.

할 수없이 그 운전자를 한 시간 이상 그 자리에서 기다리다 나타나지 않아 사고를 낸 차는 경찰이 견인 기사를 통해 끌고 가고 자신의 차는 정비 공장으로 견인시키고 집에 돌아온 시간은 밤 열두시가 넘었는데 파출소에서 와 달라는 전화에 가보니 그자와 대면을 시켰다. 사고를 낸 운전자가 끝내 자기가 운전을 안 했다며 욕을 해서 기분만 더 나빴다는 것이다. 피해자와 동승한 사람도 똑똑히 보았고 주위에 몇 사람이 더 보았는데 죽어도 자기가 운전을 안 했다며 우겨 진술서를 쓰고 밤 1시경에 집으로 돌아와 다음 날 경찰서 사건 처리 반에 가서 다시 조사를 받는데 이날도 자신이 운전을 안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가 병원에서 치료를 2주 정도 받아 몸이 다 나을 때까지 가해자는 자신의 잘못을 끝내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달이 다 되 가도 한 마디의 잘못했다는 말을 못 들었다는 것이다. 피해자는 버려 놓고 변호사나 경찰을 통해 빠져나갈 궁리만 하는 그가 불쌍하다는 것이다.

구로다 가쓰히로보다 더 나쁜 놈이란 생각이 든다. 피해자의 몸과 마음 다친 것에 대한 마음의 보상이 법보다 앞 서야 하고 법도 사기나 강간 등 범죄자에게 몇 년 이하가 아닌 몇 년 이상으로 법이 제정되어야 돈이 있어 좋은 변호사를 구하면 빠져 나가는 그런 사회는 없어야 한다. 그래야 변호사만 잘 사는 사회가 아닌 진정 좋은 사회가 될 것이다. 피해자가 피해를 보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요사이 선거 대책을 보면 참 재미있다. 손자병법, 육도삼약 어느 곳에도 이런 계책이나 대책은 없다. 과거 엉터리 정치인들이 작은 다리 하나를 가지고 몇 번 소뼈 고와 먹듯 해서 선거다리란 말이 탄생했는데 요사이도 소인배보다 못 하게 공약을 처리할 것이라 야단이다. 분명히 걸어 놓은 공약을 거지 아이들에게 인절미 떼어 나누어 던져주듯 과학벨트를 분산 배치하니 다시 심사하니 방송에서 별 야단을 다 떤다고한다.

선거에서 이겨야 하는 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렇다고 신의를 저버리면 모든 것을 다 잃고 만다. 한 번 거짓말을 한 자는 또 거짓말을 하고도 남는다.

나쁜 일본 놈보다 젊은이의 마음을 상하게 한 음주운전 뺑소니범보다 더 나쁜 것이 바르지 못한 정치인이다. 이유는 그 폐해가 더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신의를 버리는 자가 거짓을 일삼는 자가 잘 사는 사회는 바람직하지 않다. 모두에게 정의로운 사회는 없는 것인가. 내가 걱정하는 모든 것이 기우이길 오늘도 바란다.



/성낙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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