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의신스님 창건 … 1400년 역사 간직
쌍사자석등·팔상전 등 볼거리 풍부

속리산 법주사는 한국의 대표적인 사찰이다. 50~60년대에는 전국에서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수학여행도 많이 왔던 곳이다.
아쉽게도 지금은 발전이 되지 않아 옛 명성을 되찾지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법주사의 아름다운 풍광과 문장대의 위엄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관광객이 많다.

예전에는 꾸불꾸불 말티재를 넘어야 속리산 법주사에 도착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터널이 뚫려 빠르고 안전하게 속리산까지 갈 수 있다. 꾸불거리는 산길의 묘미를 느끼려면 말티재를 넘는 것이 좋다는 사람들도 있다.

말티재는 고려 태조 왕건이 법주사를 찾아 가는 길에 닦았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말티재를 지나면 그 유명한 천연기념물 103호 정이품송을 만날 수 있다.

정이품송은 800여년 된 소나무로 세조가 법주사를 찾아가는 길에 가지가 늘어져 가마가 지나지 못하자 스스로 가지를 들어 지날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이를 기이하게 여긴 세조는 그 소나무에 정2품의 벼슬을 내렸다.

정이품송은 삼각형으로 늘어진 가지가 일품이었는데 솔잎혹파리 피해에다 비바람에 가지가 부러져 그 기풍이 많이 사라졌다. 그래도 속리산을 찾는 사람들은 정이품송 앞에서 꼭 기념 촬영을 하고 간다.

법주사 경내로 들어 가려면 오리숲길을 걸어야 한다. 오리숲길은 보은군 내속리면 사내리 상가 부터 법주사까지의 거리가 5리여서 오리숲이라고 불린다.

숲길 옆으로는 건강을 다지기 위해 황토길을 만들어 맨발로 이곳을 걷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오리숲은 수백년생의 침엽수 등 갖가지 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다.

여름이면 시원한 바람과 함께 그늘이 생겨 더운줄 모르고 걸을 수 있는 곳이다. 자동차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어 관광객들은 편안한 마음으로 오리숲을 거닐며 피로를 푼다.

오리숲의 일주문을 지나면 자연관찰로가 나온다. 키가 큰 전나무를 비롯 품격 높은 소나무, 이른 봄에 노란꽃이 피는 생강나무, 참나무 등 하늘을 향해 뻗어 있는 나무들이 장관이다.

법주사는 신라 진흥왕 14년(553) 의신스님에 의해 세워졌다 하니 1400여년 넘은 절이다.

이후 776년 진표스님과 영심스님이 중창했으나 임진왜란 때 모든 건물이 불타 없어졌으며 전쟁이 끝나고 승병을 이끌던 사명대사와 벽암스님 등에 의해 다시 지어졌다.

법주사에 들어서면 국보55호 팔상전이 눈에 들어 온다. 신라 진흥왕 14년(553)에 창건되어, 조선 인조 4년(1626)에 벽암선사가 재건하였고, 최근(1968)에 완전 해체 복원공사를 했다.

팔상전은 법주사의 오층목조 탑파건축(塔婆建築)으로, 1984년 4월 30일 쌍봉사의 삼층목조탑이 화재로 소실되므로 한국의 유일한 목조탑이다.

1층과 2층은 정면 5칸 측면 5칸, 3·4층은 정면과 측면 3칸, 5층은 정면과 측면 모두 2칸의 정방형으로 되어 있고 지붕은 사모지붕이다.

전체 높이는 기단부에서 상부까지 약 24m로서 현존하는 한국의 탑파 중에 제일 높은 것이다.

건물의 모양은 화려하면서도 늠름하다.

법주사 입구 좌측으로는 동양 최대의 미륵대불이 위엄을 자랑한다.

신라 36대 혜공왕 때 진표율사가 청동으로 주조하여 1000여 년간 내려왔으나 대원군에 의하여 당백전의 재료로 쓰기 위해 훼철됐으며 1939년 조각가 김복진에 의해 시멘트 불상이 만들어져 약 50년간 지켜왔다.

그후 1987년 시멘트 불상이 해체되고 1990년 청동미륵대불이 완성됐다. 높이는 약 33m에 무게는 약 160톤에 표면은 순금으로 도장되어 있다.

대웅전과 팔상전 사이에 보물 제15호인 쌍사자석등도 있다. 통일신라 시대의 작품으로, 사자를 조각한 유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다.

넓다란 8각의 바닥돌 위에 올려진 사자 조각은 두 마리가 서로 가슴을 맞대고 뒷발로 아래돌을 디디고 서서 앞발과 주둥이로는 윗돌을 받치고 있는 모양새다.

현재 남아있는 사자조각들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머리의 갈기, 몸의 근육까지도 사실적으로 표현됐다.

동쪽 암벽에 새긴 보물 제216호 마애여래의상도 빼놓을 수 없는 명작으로 높이가 약 6m나 되는 커다란 바위면에 양각되어 있다.

한국 불교에서는 보기 드물게 연꽃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이며 옆 바위면에 조각된 지장보살상과 함께 법주사의 성격을 잘 알려주는 최고의 마애불이다.

불상의 머리는 바위에 새긴 것들에서는 보기 드물게 작은 소라 모양의 머리칼을 촘촘하게 새겼으며 둥글고 온화한 얼굴에 크고 긴 코와 둥근 눈썹, 뚜렷한 눈두덩과 함께 두꺼운 입술이 잘 표현되어 있다.

의신조사가 불경을 실어 오는 모습과 소가 불법을 구하는 모습을 그렸다 하니 법주사 창건 설화와 관계가 있는 듯 하다. 법주사가 가장 번성했을 때 스님만 3000명이 넘었다고 전해진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경내에 높이 120㎝, 지름 270㎝, 두께 10㎝의 대형 솥이 있다.

이외 법주사에는 많은 유물이 있어 학생들에게 역사교육의 현장이 되고 있다. 충북의 자랑이며 보은군의 자랑인 속리산 법주사를 잘 살려 훌륭한 관광지로 가꿔야 할 것이다.
/글·사진=조무주 대기자


▲ ▶보물 제15호인 쌍사자석등은 통일신라 시대의 작품으로 사자를 조각한 유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다 © 편집부
▲ ▶높이 6m의 커다란 바위면에 양각된 보물 제216호 마애여래의상은 법주사의 성격을 잘 알려주는 최고의 마애불이다. © 편집부

▲ 한국의 대표적인 사찰 법주사는 국보 55호 팔상전을 비롯해 수많은 문화재가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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