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홍세용 진천성모병원 신장내과장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주사는 항원 제시 세포(antigen presenting cell) 표면에 코로나 바이러스의 주요 구성 요소를 표출시켜 효과적인 후속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기술이다. 이와 비슷한 과정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중에도 일어나기 때문에 예방 접종 부작용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증세는 서로 비슷한 면이 있다.
다만 코로나 바이러스는 호흡기를 통하여 폐 세포에 부착하기 때문에 초기 증세가 감기나 폐렴이다. 하지만 예방접종의 경우 1차적으로 노출되는 조직이 접종 부위 피부 혹은 근육이기 때문에 주변의 피부 병변이나 임파선 비대가 자주 발생한다.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 접종 부작용으로 병원에 오는 환자들은 임상적 특징에 따라 다음과 같이 구분된다.
첫째, 평소에 특별한 지병이 없던 사람이 예방 접종 후 수일 이내에 열, 피로감, 두통, 근육통, 주사 부위의 통증 혹은 피부 알레르기 반응, 앞가슴 통증, 호흡곤란 등이 발생하는 경우이다. 급격한 전신 반응을 동반하는 면역반응 (아나필락시스), 혈전증, 심낭염, 심근염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 환자도 있지만, 다행히 이들 질환의 발생 빈도는 매우 낮다.
둘째, 집단은 평소 본인이 모르던 기저 질환이 코로나 예방접종 부작용 검사를 하다가 발견되는 경우이다.
셋째는 건강 염려증 혹은 신경증 환자 집단이다. 매스컴에서 부작용의 심각성을 자주 언급하기 때문에 피부 습진이나 부스럼 등만 있어도 두려운 마음으로 내원 하는 환자들이다.
일반인들은 흔히 예방접종 부작용이 백신 자체에 의하여 유발될 것이라고 생각 한다. 엄밀하게 병태생리학적인 시각으로 보면 예방 접종 후에 발생하는 대부분의 부작용들은 우리 몸의 면역계 혹은 염증 반응계의 활성화에서 기인된다.
면역반응계가 활성화 되는 과정에서 확대 생산되는 반응 전달 물질들(cytokine)은 뇌 안에 있는 체온 조절 중추에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작용하여 열이 나게 하고 근육통을 유발한다. 뿐만 아니라 계통 간에 교차 반응(cross talk)을 유도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면역계가 활성화 되면 혈액 응고계도 맞물려서 활성화 되는 것이다.
평화로운 집안에 외부 침입자가 있을 때 집 주인의 반응은 다양할 것이다. 점잖은 말로 타일러 내보낼 수도 있고, 큰 소리로 경고하거나 나무랄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몽둥이를 들어야 할 때도 있고 칼이나 총을 들고 싸워야하는 상황도 있을 수 있다. 바람직한 것은 총이나 칼을 사용하지 않고 침입자를 내보내는 것이다. 흉기를 사용하면 가족이 다치거나 잘못하면 자기가 다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물질에 대항하여 항체를 형성하는 면역 반응도 지나치면 자신의 혈소판을 적으로 인식하는 항체가 형성되어 혈소판 응집에 의한 치명적인 혈전 형성이 뒤따를 수 있다.
오늘도 많은 분들이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 접종을 받을 것이다. 코로나 백신이라는 이물질이 들어왔을 때 개개인의 면역계가 기억세포 (immune memory cell)를 효과적으로 동원하여 코로나 바이러스의 인상착의는 확실하게 기억하되 과격한 반응은 보이지 않기를 희망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