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임정일 중앙제일병원장
엄지 발가락에 생기는 병이 여럿 있다. 그중 하나가 무지외반증이다. 우선 병명부터 알아보자.
무지(拇指)란 한자로 엄지손가락이나 발가락을 뜻한다. 외반(外反)이란 팔,다리의 휘어지는 방향을 뜻하는 의학용어로 코에서 배꼽까지 세로로 선을 그어 몸의 중심에서 멀어지는 방향이면 외반, 가까워지는 방향이면 반대로 내반이라고 부른다. 그럼 무지외반증이란 엄지 발가락이 몸의 중심에서 멀어지는 방향으로 휘어지는 병이란 것을 알 수 있다.
태어날 때부터 발가락이 휘어져 태어나는 경우를 선천성, 나이가 들면서 점점 휘어지는 것을 후천성 이라고 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휘어지는 후천성 무지외반증도 사실은 약 50% 정도에서 유전에 기인한다. 어머니나 할머니의 발가락 모양을 닯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선천성 무지 외반증이야 태어나면서 곧바로 알게되고 정형외과의사에게 진단과 치료를 받게되는 병이니 여기서는 얘기하지 않겠다.
후천성 무지 외반증( 앞으로 그냥 무지외반증 이라고 부르자)은 앞서 약 절반 정도는 유전에 기인 한다고 하였다. 나머지 절반은 왜 생기는지 아직 모른다. 대개 중년 이전의 나이에 발생하여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휘어지는 각도가 커지는 것이 일반 적이다. 계속 방치하고 지내다 보면 엄지 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 아래로 기어 들어간다. 이 정도면 아주 심한 정도의 무지 외반증이다. 발가락은 손가락이랑 달라서 여름에 샌들을 신을 때를 제외하고는 잘 노출 되지 않는다.
따라서 모양이 이상하다고 병원에 오기 보다는 통증이 생겼을 때 비로소 병원을 찾는다. 발가락 모양을 보면 안쪽이 툭 튀어나와 보인다.통증은 주로 이 부위에 온다.
무지 외반증을 치료 하려는 환자들은 두가지 목적이 있다. 하나는 미용상이고 다른 한가지는 통증이다. 미용상 목적으로 수술을 한다면 발가락 모양은 교정이 되겠지만 발가락에서 발쪽으로 수술흔적이 남는다. 따라서 수술흔적과 발가락 모양을 맞바꿔야 하는 결과를 초래 하게 되므로 수술전 충분한 상담을 하길 바란다.
시중에 교정하는 교정기 들이 여럿 나와있으나 안타깝게도 무지 외반증은 교정기로 교정 되지 않는다. 원인이 발가락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발등에 있는 첫 번째 뼈가 발가락과 반대방향인 안쪽으로 휘어져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술도 발등의 뼈를 자르고 다시 각을 맟춰 붙이는 방법으로 이루어 진다. 뼈가 붙는데 시간이 필요하므로 수술 후 약 6주간의 체중부하를 피해야 한다. 통증으로 걷기 힘들면 수술을 고려하자. 모양이야 어떻든 간에 놀러는 다녀야 할 것 아닌가.
수술을 미루면 처음엔 엄지 발가락에 통증이 오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파서 바깥쪽 발가락을 더 딛게 되므로 통증이 다른 발가락으로 계속 옮겨 간다. 그럼 무지외반증의 진행을 좀 늦출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는지 알아보자.
발가락을 끝이 뾰족하거나 볼이 좁은 신발에 넣으면 발가락은 서로 모이게 된다.엄지 발가락은 새끼발가락 쪽으로 휘고 새끼발가락은 엄지 발가락 쪽으로 휘어져 발가락이 서로 달라 붙는 것이다. 이게 무지 외반증을 빨리 진행 시킨다. 거기에다 힐을 신으면 발이 신발 앞쪽으로 미끄러져 들어가 신발의 더 좁은 공간에 발가락을 쑤셔 넣는 결과가 되고 이렇게 되면 무지 외반증은 더 빨리 진행한다. 신발의 모양이 병의 진행에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이다. 무지 외반증의 진단을 받으면 우선 신발부터 가려 신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