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교육과학기술연수원 주최로 서울교육문화원에서 열린 학교경영 선진화과정 연수를 받았다. 전국에서 모인 200명의 교장선생님들과 3박 4일 동안 합숙을 하며 받은 연수라서 더욱 알차고 소중한 기회였다.

인문경영연구소 전경일 소장의 '창조의 ceo, 세종'에 대한 강의가 무척 감명 깊었다. 전에도 세종대왕의 리더십에 대한 강의를 라디오에서 들은 적이 있지만 직접 듣기는 처음이었다. 집에 돌아온 후 같은 제목으로 된 이 분의 책도 읽어 보았다.

저자는 "상상력으로 천하를 창조한 세종은 창조적 ceo의 완벽한 롤모델(role model)이다. 세종의 상상의 힘이 조선의 기틀을 갖추었듯이,미래를 준비하는 리더들에게도 상상력은 경영의 무한한 자원이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15세기에 세종의 국가 경영의 지혜가 21세기인 지금도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조선 초기에는 피바람 부는 숙청과 왕위 계승 논란으로 뒤숭숭하였지만, 세종 즉위 후 모두 슬기롭게 극복하고 최고의 전성기를 창조해나갔다.

유능한 인재 등용, 국가 경영의 기반인 농업기술 혁신, 경제개발 주도, 과학기술 진흥, 법전 편찬, 사상 통일, 국방 정비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업적과 국가적 인프라를 갖추어 나갔다. 또한 문화 발전에도 적극 힘써 음악, 미술 등 각 분야의 인재를 발탁한 후, 국가적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오늘날 우리의 자랑인 한글 창제는 그야말로 위대한 업적이다. 만약 이 때 한글을 만들지 않았다면 오늘날도 어려운 한자(漢字)를 쓰고 있지나 않을까?

이와 같이 세종은 기존의 가치와 다른 새로운 가치와 방법을 창조하였고, 한 국가를 완벽하게 운영한 창조적 ceo의 완벽한 롤모델이다. 오늘날 기업 경영 및 모든 면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창조 경영'의 기본 역시 세종과 같이 새로운 가치와 비전을 만들어내야 한다. 또한 이러한 창조 경영의 원동력은 상상력과 창의력에서 나올 것이다.

세종은 스스로 공부하고 또 연구하는 제왕(帝王)이었다. 끝없는 호기심과 탐구심으로 연구하고, 개발하는 실천적 경영가였다. 이러한 뜨거운 열정의 원천은 훈민정음 창제에서도 밝혔듯이 백성에 대한 숙명적인 사랑이었다. 항상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의사 결정을 하였다. 농사직설 편찬을 통하여 수확량을 두 배로 만들어 식량난을 해결하니 인구도 괄목하게 증가하였으며, 한글을 만들고, 백성을 교화하기 위하여 삼강행실도를 배포하였고, 각종 제도 마련과 개혁도 오로지 애민(愛民) 정책이었다. 인재를 선발하고, 지혜와 사랑으로 보상하고, 권한을 인재들에게 위임하고, 내부로부터 참여를 이끌어내며, 자신이 만든 원칙을 지켜나가는 ceo로서의 카리스마도 잃지 않았다.

이 강의와 책을 읽고, 세종대왕 정신을 21세기 경영자를 비롯 모든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소중한 교훈으로 삼아야 함을 알았다. 마침 지금은 과학의 달이다. 앞으로 우리는 세종대왕처럼 과학기술을 발달시키고 생활의 과학화를 통하여 삶의 질을 높이고 국력을 막강하게 길러 북한, 일본, 중국 등의 마수(魔手)를 물리치고 평화통일을 이루는 데에도 창조의 ceo, 세종대왕의 얼을 계승하고 실천하여야 한다는 교훈도 배웠다.



/김진웅 청주 경덕초등학교 교장.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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