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5000원을 들고 나가면 점심 한 끼 해결이 어렵고, 주부들은 1만 원을 들고 나가도 장바구니에 넣을 것이 없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폭설, 한파에 가뭄, 심지어 강풍이 불었다는 소식에 농·어업인들의 피해보다도 서민들은 '또 물가가 오르겠구나'하는 걱정이 앞선다.

네덜란드 수입 돼지고기를 팔면서도 국내 구제역 피해를 운운하며 판매 가격을 올리고, 각종 학원비와 웬만한 서민 서비스 요금은 건수만 생겼다하면 인상할 정도로 고공 활개용 날개를 장착한지 오래됐다.주부들 사이에는 오르지 않는 것은 남편 봉급과 내 아이 성적이라는 우수갯소리가 있다.


- 서민들이 물가에 시달리는 이유


서민들이 물가에 시달리는 이유를 명쾌하게 분석한 발표가 있었다.

지난 달 20일 민주노총이 개최한 '물가 폭등과 최저임금'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김병권 새로운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이 발표한 내용이다.

김 부회장은 한국은행 통계 분석을 한 결과 지난 3년동안 명목 임금 인상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밑돌았고, 이에 따라 3년 평균 실질임금 인상률은 0.3%에 그쳤다며 노동자와 국민소득이 지난 3년간 사실상 정체 상태를 면하지 못해 물가 압력을 크게 느끼는 주원인이라고 밝혔다.

국제노동기구가 지난 해 말 28개 선진국의 최근 3년간 실질 임금 상승률 분석 결과, 한국이 최저라는 보도도 있었다.

중동과 아프리카의 민주화로 국제유가가 치솟자 정부가 주유소의 기름 값을 내리라고 정유업계의 손목을 비틀었지만 실제 인하 폭은 미미했고, 소비자는 피부로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대통령이 화를 냈다는 보도도 있을 정도로 '정부 약발'도 먹히지 않는 실정이다.

하물며 지방 서민물가는 오죽하겠는가?천안지역 음식 값을 사례를 들면 시민들이 즐겨 찾는 인기 식당에서 인상 건수가 발생할 때마다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들이 인상 후에도 찾는지 지켜보다 변동이 없으면 동종 음식점들이 뒤따라 줄줄이 가격을 올린다.

이런 사례들은 서민생활과 직결되는 각종 서비스업계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하고 있다.

선구자(?)의 가격 인상과 동종 업계에 자신감을 실어주는 것이 바로 소비자다.

더 심각한 것은 지방의 서민물가는 인상 요인이 발생하면 인상이 신속하게 이뤄지지만 인상요인인 주 원·부자재 등의 가격하락에도 한 번 오른 가격은 내려가지 않는다는 점이다.중앙 정부가 물가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 자율화 시행은 오래됐고, 지방자치단체는 지방 서민물가 안정과 관련해 이미 종이호랑이로 전락했으며, 세금 탈루만 하지 않으면 세무당국도 속수무책이다.
- 소비자의 무서움 보여줘야


올 경제성장률을 한국은행과 imf는 4.5%, 삼성경제연구소 4.3%, lg경제연구원은 4.1%로 예상하고 있다.물가성장률은 한은이 지난 달 말 전망치에서 3.9%, lg경제연구원은 3.8%, 삼성경제연구원과 imf는 4.5%로 전망했다.지역 서민 물가를 그나마 억제할 수 있는 것은 정부도, 지자체도, 세무당국의 힘도 아닌 것 같다.아무리 입 맛에 맞아도, 아무리 실력이 좋은 강사가 있어도 각 분야에서 선구자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대표 업소에 대해서는 시민단체나 주 소비자 층이 주도해 불매운동과 이용 거부운동을 펼쳐야 한다.소비자의 무서움을 보여주자는 이야기다.서민물가와 관련한 업주가 최소한 인상된 가격을 내리지는 못할지언정 인상요인이 생길 경우 소비자들이 무서워 제멋대로 가격을 올리는 우는 범하지 않을 것이다.


/박상수 천안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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