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광장] 윤명혁 충북농업마이스터대학 학장
다양한 대체식품의 개발 기술이 발달하면서 그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콩의 단백질을 뭉쳐서 고기 식감이 나도록 하여 만든 대체육(肉)인데 쉽게 말해서 인공육이라고 할 수 있다. 대체육을 먼저 개발한 미국에서는 이미 라면과 빵, 김밥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동물복지를 주창하는 채식주의자가 증가하고 있고 최근 우리 사회의 화두로 떠오는 ESG 경영 (환경·책임·투명경영)과 맞물려 글로벌 대체식품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글로벌 대체식품 시장 규모는 2018년 96억 2310만 달러에서 2025년 90% 증가한 178억 6850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데 이는 연평균 9.5% 성장하는 수치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대체식품은 비단 대체육에서 끝나지 않고 계란, 우유, 유제품 등으로 사업영역으로 넓혀가고 있는데 이중 역시 가장 큰 규모로 성장하고 있는 것은 대체육으로 그 규모는 현재 6조 원이라고 하는데 이는 콩 속의 단백질을 이용하여 만드는 기술을 넘어 동물세포 배양과 미생물 발효 방식 등을 통한 기술 개발로 이어지면서 성장세는 가파르게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국의 부호 빌 게이츠와 홍콩의 거물 리카싱, GE의 전 회장 잭 웰치, 영국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렌슨 회장 등 외국의 유명 기업가 및 투자가들은 세포 배양육 기업에 수년 전부터 수조, 수백억 원을 투자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삼성과 SK 등 대기업들도 배양육 사업을 미래를 밝게 보며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식품과 농업 분야 저널리스트로 활동 중인 체이스 퍼디가 지난해 12월에 발간한‘죽음 없는 육식의 탄생’이라는 책에서 세포 배양육이라는 식품과 그 산업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기술하여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기후변화, 인구증가와 식량부족에 대한 탈출구로 식품 배양육 이슈가 급부상하면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적 현상이라고 볼 수 있는 우리의 현실일 것이다.
글로벌 대체육 시장은 두 개로 나누어진다. 식물 추출을 통해 단백질을 생성해내는 식물육과 동물세포를 배양하는 방식의 배양육으로 나누어지는데 현재 세계적으로 비욘드 마트, 임파서 푸드, 옴니 포크 등 상당히 많은 기업들이 성장하면서 이미 미국의 증권시장에 상장하는 기업들도 나타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브랜드인 스타벅스나 얌차이나 같은 프랜차이즈 기업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버거킹, 멕시칸 패스트푸드 등의 유명브랜드를 점령해 가고 있는 실정이며 더 많은 자본과 기업이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국내 사정은 어떨까? 국내 대체육 시장은 아직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왜냐하면 우리 국민들이 아직은 삼겹살과 한우 생고기 구이를 더 사랑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료품 대기업을 중심으로 대체육 분야에 대한 투자와 글로벌 업체와의 파트너십 구축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현재는 대체육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나 기존 제품의 맛과 질감 등이 실제 고기와의 경쟁력에서 급성장하기에는 아직 제한적인 부분이 많이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 등의 선진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배양육 시스템의 기업들이 이미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의 기업에서도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 중론이다.
우리 기업들의 경우 cj제일제당이 2021년부터 식물성 식품 전문브랜드 ‘플렌테이블’을 출시하고 있으며 롯데푸드는 2020년부터 롯데리아를 통해 국내 버거 업체 최초로 식물성 패티를 사용한 ‘리아 마이클버거’를 출시하고 있다. 이밖에도 농심, 동원F&B, 풀무원, 농심, 신세계푸드 등 기라성 같은 우리나라의 대기업계열 식품회사들은 대체육 시장 선점을 위해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이미 기생충이라는 영화로 유명해진 라면 브랜드인 짜파게티 속에 고기가 대체육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미 우리나라의 대체육 사업도 많은 진도를 나간 것이 아니냐는 것을 그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 사항임을 알려주는 인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축산농가나 축산 단체에서는 우려를 표하면서 대체육에 고기라는 표현을 하면 안 된다는 주장을 강하게 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
가뜩이나 외국 소고기의 수입량이 늘어가고 현재 한우 사육두수는 증가하고 있으며 사료비의 고공행진, 메탄가스 배출의 감축 문제 등으로 축산농가는 산적한 어려움에 처하고 있는데 무턱대고 대체육 시장을 성장시킨다면 그 충격은 온전히 축산 농가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자명한 점에서 대체육 생산이 양축농가와 어떻게 상생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의 임계점을 찾아 먼 미래를 보고 정책적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는 점을 주창하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