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박정래 중앙제일병원과장
근 한 두 달 동안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코로나 일일 감염 숫자가 폭증하면서 많은 분들이 코로나 검사를 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코로나 확진 판정을 항원 검사로도 가능하게 되면서 항원 검사만 받은 분도 있겠지만 PCR 검사를 같이 받은 분들도 있다.
검사 후 한시간 이내로 결과가 나오는 항원 검사에 비해 PCR 검사는 결과 확인까지 최소 몇시간에서 하루 이상이 필요하다. 왜 PCR 검사는 항원 검사 혹은 다른 일반 혈액 검사보다 검사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걸까.
먼저 코로나 PCR 검사의 과정과 소요 시간에 대해 간략히 설명한다. PCR 검사는 크게 네 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 검체 채취, 2단계 RNA 추출, 3단계 RNA 증폭, 4단계 결과 해석. 각 단계에 걸리는 시간을 살펴보면 1단계 검체 채취 자체 소요시간은 1분에서 2분 정도다. 2단계 RNA 추출에 대략 한 시간이 소요된다. 3단계 RNA 증폭 시간은 두 시간입니다. 4단계 결과 해석은 상황마다 다르지만 특별한 패턴이 아니면 즉시 확인이 된다.
단순 계산으로 3시간에서 4시간이면 코로나 PCR 검사 결과를 받아 볼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다르다. 일반 혈액 검사의 경우 빠른 검사는 검사 자체 시간은 10초 미만이 소요된다. 100개의 검체를 검사를 하면 1000초의 시간이 필요하다. 검체들은 자동화 공장처럼 줄줄이 컨베이어 벨트에 올라가서 자동화 기기에 들어가 하나씩 검사가 진행된다. 하지만 PCR 검사는 이런 방식을 사용 할 수 가 없다. 4시간이 필요한 검사를 일반 혈액 검사처럼 시행한다면 100개의 검체를 검사하는데는 400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많은 검체를 검사하기 위해서는 검체를 모아서 한번에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일반 혈액 검사가 택시라면 PCR 검사는 배차간격이 넓은 고속버스다.
고속버스처럼 PCR 검사는 검사 시작 시간이 정해져 있다. 하루에 검사를 9시, 14시 두 번 한다고 가정해 보자. 검사를 담당하는 병리사가 출근해서 9시에 시작한다면 검사결과는 13시쯤 나올 것입니다. 이 때 검사시간 동안 새로 채취된 검체는 끼어 들어갈 수 없습니다. 9시 10분에 PCR 검사를 위해 검체 채취를 받은 환자분은 9시 검사가 아닌 다음 검사 시작 시간인 14시에 시작된다는 뜻이다. 만약 오후에 병원을 방문해서 15시쯤 검체 채취를 받은 분은 14시 검사를 놓쳤기 때문에 다음날 9시 검사가 시작되게 되고 검사 결과는 다음날 14시에 받아 볼 수 있게 된다. 게다가 검사 결과가 확실하지 않고 재검이 필요할 경우에는 추가 시간이 또 그만큼 걸리게 된다.
그렇다면 PCR 검사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고속버스 배차 간격을 줄이려면 버스를 여러 대가 필요하고 운전기사도 채용해야 하는 것처럼 PCR 검사도 빠르게 검사를 받기 위해서는 여러 대의 PCR 장비와 담당 병리사가 필요하다. 하지만 PCR 검사 시간을 줄이기 위해 고가의 장비를 추가로 보유하는 것은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또한 고속버스 배차 간격이 지나치게 잦으면 한 버스당 승객수가 줄어들어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과 같은 이유의 단점이 발생 할 수 있다. 결국 각 병원마다 최대한 효율적이고 빠른 PCR 검사의 균형을 맞추다보니 지금의 검사 시간이 필요하게 되었다.
흔히들 한 톨의 쌀이 만들어지는데도 일 년이 걸린다는 말을 한다. PCR 검사도 한 명의 환자를 검사할 때도 다른 검사에 비해 많은 절대적으로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발생되는 지연 시간을 줄이기 위해 병원에서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고가의 장비와 전문적인 인력이 필요하여 효율적인 PCR 검사 시스템을 구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래도 정확한 검사를 위해 검사실이 정성들여 노력하고 있으니 비록 시간이 조금 오래 걸리더라도 너그럽게 기다려 주시면 감사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