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눈] 김재국 세광중 교사·문학평론가
전문적 학습공동체란 교사가 수업과 생활교육 및 상담 등의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 공동의 목적의식을 갖고 자발적으로 모여 지속적으로 배우고 익히는 집단이다. 이를 통하여 집단 지성이 발현되어 교사 상처를 치유하고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정서적 돌봄의 공동체이며 배움의 공동체라 할 수 있다.
이 시대의 많은 교사는 상처와 아픔을 간직하고 살아간다. 학생이나 학부모, 관리자 및 동료 교사나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과중한 업무 부담으로 상처를 입는다. 어떤 간섭이나 소통도 거부한 채 닫힌 교실에서 고독한 수업을 진행하며, 자신이 수업을 제대로 하는 것인지 의문을 가지거나 실망에 이르기도 한다. 결국에는 이러한 것들이 쌓여 자포자기하고 절망에 이르는 경우가 없지 않다.
교사 상처 대부분은 개인적 차원보다는 우리 사회의 교육제도나 시스템에서 오는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보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 교사는 어떤 사람보다도 배움과 성장에 대한 욕망이 강하기에 교사로서의 정체성과 자긍심이 무너졌을 때 상처를 입는다. 이 상처로 인하여 교육이 아프고 학생이 아프고 교사가 아픔을 경험한다.
그렇다면 전문적 학습공동체가 상처 입은 교사에게 치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서로 격려하고 협력하는 교사 문화를 제대로 만들어낼 수 있을까? 배움과 성장이 연습이나 경험의 결과 일어나는 행동의 지속적 변화를 의미한다면 가르침과 많은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파커 팔머의 말처럼 가르침에는 용기가 필요하고 그것이 배움과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 그 용기는 동료 교사 간의 격려하고 협력하는 문화가 있을 때 지속 가능하다. 이러한 문화는 교사 상처를 치유하여 교육이 희망을 품을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학생에게 희망을 주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전문적 학습공동체가 학교 현장에 튼실한 뿌리를 내리고 교사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우선, 관리자와 교사 사이의 신뢰와 지지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 수직적 학교문화에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권한과 책임을 공유하는 유연한 리더십은 여전히 필요하다. 그리고 교사의 의견이 학교 운영에 반영되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공동체의 가치와 비전이 공유되고 해결해야 할 문제에 대해 교사의 의견이 수용될 때 스스로 자긍심을 느낄 수 있다.
아울러 전문적 학습공동체 운영을 위한 시간과 물리적 공간 확보가 필요하다. 그것이 형식적이고 일회적 행사의 하나로 운영된다면 학교 현장에 정착되기는 쉽지 않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 오후 2~3시간을 확보하여 교내외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파격적 배려가 요청된다. 전문적 학습공동체가 활성화될 수 있는 인적, 물적 자원과 예산 확보 및 콘텐츠 개발과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전문적 학습공동체는 교수·학습 분야에 치우치기보다는 교사 상처를 치유하여 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기에 따른 공동체가 공감하고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리더 교사 양성과 교사 개인과 공동체가 함께 상처를 회복하고 치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뒤따라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교사 상처가 치유되고 학교는 제자리를 찾게 될 것이며, 교육 공동체 모두가 행복한 교육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