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이준석 상임선대위원장, 권성동ㆍ김기현 공동선대위원장, 의원, 당직자들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8회 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발표 방송을 시청하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이준석 상임선대위원장, 권성동ㆍ김기현 공동선대위원장, 의원, 당직자들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8회 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발표 방송을 시청하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1일 실시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10곳 이상에서 당선되는 압승을 거뒀다. 중앙정부 권력 탈환에 이어 지방정치 권력 교체에서도 성공함으로써 향후 국민의힘은 자유시장경제를 기축으로 한 정강 정책을 전국 기초자치단체에까지 안정적으로 펼칠 수 있게 됐다.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장, 226명의 기초자치단체장, 4132명의 지역 의원을 뽑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1일 밤 10시 현재 개표 결과 10곳에서 앞서나가고 있어 사실상 대승했다. 

대선 후 83일만에 실시하는 이번 지선에서 국민의힘은 광역단체장 10곳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며, 기초자치단체장도 호남지역을 제외한 전국 모든 시도에서 압도적 우세를 보이고 있다. 

지방의회 의원 선거에서도 단체장 선거와 보조를 맞추듯 호남제주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과반 의석을 얻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지방 의회의 절대 다수 의석을 확보한 것은 여권 광역·기초단체장들이 중앙 정부와 호흡을 함께 하며 정책을 효율적으로 펼 기반을 마련한 것이어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교육감 선거에서도 '전교조 아웃'을 개치프레이즈로 내건 보수 성향 후보들이 전국 과반 이상에서 당선된 것으로 조사돼 교육정책에서도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국정안정·정권교체 완성론'과 '문재인·좌파정권 심판론' 이 더불어민주당의 '최소한의 균형론'을 압도한 것으로 평가된다.

국민의힘은 서울 인천 강원 충북 충남 경북 대구 울산 부산 경남 제주에서 승리를 거의 확정지었다. 민주당은 전북 전남 광주 등 전통적인 지지기반 3곳과 제주 등 4곳에서 확정적으로 당선자를 배출했다. 

경기 세종 대전 3곳은 개표에서 간발의 격차로 경합이 진행됐다. 특히 관심이 높은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와 민주당 김동연 후보는 출구조사에서 0.6% 차이를 보여 개표 종료까지 누구도 당선을 장담하기 어려웠다.

보수 여당은 지난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이 대구와 경북 단 2곳을 뺀 나머지 15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대패했던 치욕을 이번 선거에서 설욕한 셈이다.

이번 선거의 최고 하이라이트인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여당이 대승한 것이 전국적 승리의 기반이 됐다. 국민의힘은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 2곳과 충청권 2곳에서 승리를 확정지었고, 경기, 세종, 대전에서는 1일 오후 10시 현재 간발의 차이로 앞서나가고 있다.
 
국회의원 보궐선거 중 최대 관심 지역인 경기 분당갑에서는 국민의힘 안철수 후보가 민주당 김병관 후보를 여유있게 누르고 당선을 확정했고, 이재명 전 경기지사는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윤형선 후보를 안정적으로 꺾고 금뱃지를 달게 됐다. 

보수 여당이 수도권 3 메이저 광역단체를 석권(방송사 출구조사 기준)한 것은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안상수 인천광역시장, 김문수 경기지사가 한나라당 후보로 당선된 이후 16년 만이다.

특히 서울에서는 25개 구청장 중에서 20곳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노무현 정권 말기인 지난 2006년 한나라당이 서울 25개 구청장을 싹쓸이한 이래 최대의 성과다.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지난 7회 지방선거에서 서초구청장(조은희)을 제외한 24개 구청장을 더불어민주당에게 모조리 내준 바 있다. 4년 전의 패배를 설욕하면서 사면초가 신세였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자신의 정책 청사진을 펼칠 수 있게 됐다.

경기도지사 선거는 시종 흥미진진하게 전개돼 결국 초선 의원이며 대통령 캠프 및 당선인 대변인을 지낸 김은혜 후보가 역전 드라마를 엮어 낼 것으로 기대된다. 출구조사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선 김동연 전 기재부 장관(48.8%)를 얻었고, 집권당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김은혜 후보(49.4%)의 상승 추세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지방에서는 모든 전국 선거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충청권에서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으나, 여당의 승리로 귀결됐다. 충청 유권자들의 선택이 또 다시 전국 선거 결과와 정확하게 일치시켜 충청이 캐스팅보트 지역임을 재차 입증했다.

먼저 충남도에선 3선 의원인 김태흠 후보가 현직 양승조 지사를 안정적으로 꺾었다. 충북도에서는 청주 출신 4선 의원 출신인 김영환 전 과기부 장관이 청주고·연세대 후배이며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노영민 후보를 역시 안정적으로 누르고 당선됐다. 

충청권 경합지역의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대전에선 3선 의원 출신인 이장우 후보(50.4%)와 민주당 후보인 허태정 현 시장(49.6%), 세종에선 국민의힘 최민호 전 행복도시건설청장(50.6%)이 민주당 후보인 이춘희 현 시장(49.4%)과 치열한 개표 경쟁을 이어가고 있으나, 대체로 국민의힘 후보 측이 앞서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의 이번 승리는 대략 예상했던대로 된 것이다. 대통령선거 53일만에 대통령 취임 22일만에 치르는 지방선거는 일종의 밴드웨건 효과를 갖고 있어 대통령을 당선시킨 여당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대선에서 나온 前 정권 심판론이 아직 사그라들지 않은 상태였고,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청와대를 국민의 품에 안겨주어 폭발적 인기를 얻은 것도 주효했다, 마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 대선 후 최단 기간인 11일만에 한국을 방문해 한미정상회담을 한 것도 여권의 압승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지방선거의 외연적 환경에 지나지 않을 뿐 직접적인 승리를 가져다 준 요인이라고 할 수는 없다. 패인은 역시 전 정권의 정책실패가 불러온 자업자득이라고 보는 게 가장 합리적이다.

좌파 정권 5년간 정략적인 편가르기로 일관해 지지층만 챙긴다는 비판을 들은 전 정권에 대한 피로감과 반감을 표로 드러낸 셈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집값 폭등으로 절망한 무주택자와 집을 마련할 길이 없어진 젊은 세대의 분노, 중국과 북한에 할 말 못하고 저자세로 일관하며 자존심을 구긴 국민들의 울화, 탈원전·소득주도 성장 정책 등 경제 정책의 실패에 대한 심판 의지가 분출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전 정권 핵심 지도층의 부정부패와 특권 누리기에 대한 염증, 사과를 모르는 뻔뻔함, 아울러 이러한 모든 적폐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단죄를 바라는 국민들의 바램도 여당에 대승을 안겨준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전국 7곳의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이 압승이 예상된다. 경기 성남분당갑, 인천 계양을, 강원 원주갑, 충남 보령서천, 대구 수성을, 경남 창원의창, 제주을 등 전국 보궐선거 지역구 7곳 중 제주와 계양을 2곳을 제외한 5곳을 쓸어 담았다. 

이번 지방선거 국회의원 보궐선거 승리로 윤석열 대통령은 통치 기반 확보의 마지막 관문인 2024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과반수 의석을 확보해 국정 추진의 동력을 확보하는 작업에 있어서 매우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게 됐다.
 
/서울=이득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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