西原一云臂城一云子谷(『삼국사기』 지리지4)
淸州牧本百濟上黨縣置西原小京(『고려사』 지리지1)
本百濟上黨縣[一云娘臂城一云娘子谷]城新羅神文王五年初置西原小京(『동국여지승람』Ⅴ15 청주목)
청주에 관한 옛 기록을 모조리 찾아서 시대별로 정리했습니다. 한문이 나오니까 덜컥 겁부터 나시죠? 저도 어쩔 수가 없습니다. 어원을 제대로 파자면 단순히 낱말 몇 개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제부터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상당산성=낭비성'이므로, 같은 대상을 적은 것이니 같은 뜻이라고 봐야 합니다. 上黨=娘臂. 뭘까요? 청주는 삼국의 한복판이고 세 나라가 서로 노리던 지역이라는 겁니다. 고구려 백제와 신라의 지배층은 서로 다른 언어를 썼고, 각기 자기네 언어로 이들의 이름을 불렀다면 소리는 같되 뜻은 달라졌을 겁니다. 그렇게 달라진 표기가 '上黨=娘臂=臂城=西原=子谷'입니다. 이것을 어찌 입증해야 한단 말입니까? 비교 언어학이 아니고는 안 풀릴 문제입니다.
상당은 몽골어이고, 비성은 터키어입니다. 헐! 上을 뜻하는 몽골어는 '가라, 가리(garui)'입니다. '대가리'라는 말에 그대로 남아있죠. 주몽이 계루부 출신인 것은 다 아실 겁니다. 그 계루가 바로 가라 계열의 말입니다. 성을 고구려어로 '구루'라고 하죠. 고구려와 백제는 혈통이 같고, 지배층이 몽골어를 썼습니다. 黨은 '무리'를 뜻하는 말인데, 몽골어로 '블렉(büleg)'쯤으로 발음됩니다. 몽골어 '上黨'을 우리 발음으로 억지로 적자면 '가리벌'쯤 될까요? 여기서 기역이 떨어지면 '오르다'의 '오르'입니다. oroi(上頭). 이게 上으로 번역된 것이죠. 상당에 가장 비슷한 지명을 찾으라면 아마도 '오리골'일 겁니다.
신라 지배층이 쓴 터키어로는 낭자(娘)는 '길(kir), 깆(kiz)'쯤으로 소리 납니다. '계집'과 뿌리가 같죠. 고대 터키어로 마을(邑)은 '발(bazu)'이고 이것을 팔(臂)로 적은 것입니다. 그러면 신라에서는 이 산성을 '기리발'쯤으로 발음했다는 얘기입니다. 원래 몽골어로 '윗대가리들이 모여 사는 곳'이라는 '가리벌'을 신라 쪽에서 '기리발'이라고 읽고 '낭자들이 사는 마을'이라고 오해하게 된 거죠. 같은 소리로 말하면서 뜻은 서로 다르게 이해한 것입니다. 낭비를 '낭자곡'이라고 한 것도 저절로 이해되죠. 谷은 골짜기, 마을일 터이니.
이제 '서원'입니다. 서쪽에서 부는 가을바람을 뱃사람들이 하늬바람이라고 하는데, 이 바람을 또 다른 말로 '갈바람'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가을바람'의 준말로 오해하는데, 이 '갈(garb)'은 서쪽을 가리키는 터키어입니다. 서쪽에서 부는 바람이라는 뜻이죠. 이게 '서원'의 '서'입니다. '原'은 많아 봤죠. '벌'입니다. '서원'은 터키어로 '가라벌'이죠. 됐죠? '상당, 낭비, 서원'은 같은 말을 세 나라에서 달리 표기한 것입니다. 그걸 우리는 한자 발음 그대로 읽은 것이고요.
몽골어로 서쪽은 '바라간(baragun)'입니다. 우리말의 '바른쪽'과 비슷하죠. 서원은 '바른골'이 되고, '밝은 골'의 뜻으로 이해하여, 고구려를 계승했다고 자평한 고려에서 이 '밝은 골'을 한자로 번역한 것이 '청주(淸州)'입니다.
청주 토박이들도 잘 모르는 지명의 어원을 밝혀 드렸으니, 뜨내기인 저를 40년간 품어준 청주에게 조금이나마 은혜를 갚은 느낌입니다. 하하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