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4일 학교에 많은 손님이 오셨다. 학부모를 초청해 '수업 공개의 날'을 운영했다. 자녀의 학교 생활이 궁금해도 여러 사정으로 방문하기가 쉽지 않았던 부모님도 오시고, 날로 푸르러지는 신록과 탐스럽게 핀 아까시나무꽃, 달밤에 핀 박꽃처럼 소박하고 우리 민족의 정서와도 닮은 찔레꽃 향기가 날아들어 꿈나무들은 더욱 신바람이 났다. 어린이들은 부모님 앞에서 바르게 생활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인정받고 자랑하고 하고 칭찬도 받고 싶은 동심(童心)일 것이다.

일주일 전부터 미리 가정통신을 보내드리고, 학생들도 가정에 가서 말씀을 드려서인지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다. 평일이라서 근무관계로 불참하는 학부모가 많을 줄 알았는데 500명 가까이 오셨다. 학생수의 60%가 넘는 분들이 참여한 것으로 볼 때 학교와 자녀에 대한 관심이 무척 높다고 여겨져 더욱 어깨가 무거워진다. 또한 교육실습생들에게는 담임수업을 수업참관하는 기회라서 무척 뜻 깊고 효과가 컸다.

될 수 있으면 교사들에게 부담을 최소화하려고 수업공개를 평소 수업처럼 한다는 지침을 정했지만, 선생님들은 다양한 학습자료를 풍부하고 적절하게 활용하였고, 소집단 활동 학습, 토의 학습, 역할놀이 등 흥미롭고 다채로운 방법과 내용으로 전개되었고, 발표도 잘 하고 매우 활발하고 흥미있게 어린이 중심의 수업이었다는 소감을 들을 때 선생님들이 무척 고맙고 어린이들이 더욱 사랑스럽고 대견하였다.

학부모들은 각 교실 복도에 마련된 참관 등록부에 기재하고, 수업안을 보면서 진지하게 참관을 하며, 참관록에 분석·기재하며 진솔한 소감도 작성하여 지도교사들에게 좋은 자료가 될 수 있었다.

어느 학부모는 학교장인 필자에게 "바쁜 중에도 많은 수업준비를 하여, 열정으로 알찬 수업을 보여 준 선생님들께 감사하며, 마냥 어리광만 부리는 줄 알았던 자녀가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며 열심히 공부하는 것을 보니 정말 대견스럽고 사랑스럽다. 이런 좋은 기회를 마련하여 준 학교에 감사드린다."며 자녀 사랑과 수업참관의 기쁨, 나아가 학교에 대한 신뢰를 표현해 주어 무척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공개수업은 교원들에게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교원능력개발평가와 관련도 있고, 학부모의 알권리를 충족하여 줄 수 있는 등 많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교원의 교수·학습의 질 개선 및 수업 전문성을 신장하고,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교육에 대한 만족도를 제고하고 신뢰받는 교사상을 정립하고,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게 하고, 학교의 제반 교육활동에 대한 학부모들의 이해와 협조를 높이고, 자녀 교육에 대한 궁금중을 풀어주고, 가정과 연계하는 학생지도 등 많은 효과가 있다. 특히 수업이 끝난 후 참관한 학부모와의 간담회 및 상담은 매우 진지하고 소중한 기회이다.

학부모가 참여하는 학교운영, 함께하는 수업공개는 학생들에게는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며 앎의 기쁨과 자신감을 기를 수 있고, 학부모에게는알 권리와 자녀 교육과 학교에 대한 만족을, 교사에게는 전문성 함양으로 수업능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앞으로 더욱 수업 공개 등을 활성화하여, 학교와 학부모 그리고 지역사회가 하나 되어 교육의 질을 높이며 즐겁게 배우고 신나게 가르치는 행복한 배움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김진웅 청주 경덕초등학교 교장·수필가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