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광장] 김종탁 충북보건과학대 교수

코로나가 세상을 덮치면서 아직도 끝나지 않은 혼란의 연속이고, 우리들의 모든 일상은 아직 정상적이지 못하다. 게다가 예상치 못한 사상 초유의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 및 재산피해도 심각하다. 오랜 기간 동안 이런저런 연유로 서민들의 생존권이 위협받는 상황이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굴러가는 눈덩이에 가속도가 붙어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실정이라 크게 웃을 일이 별로 없고 웃음기가 사라진지도 오래됐다.

우리는 나와 남들의 불행과 근심 앞에서는 잘 웃지 못한다. 하지만 건강하게 오래 살아가려면 웃음을 아끼지 말라는 충고를 수없이 듣게 되지만 ‘요즘 같은 세상살이에 뭐 웃을 일이 있어야지요?’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엄마를 바라보는 아기의 천진난만한 미소,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 마음에 맞는 친구와 인간방정식을 논하며 술 한 잔 기울일 때는 웃음이 눈빛에 넘치는 것이다. 흥겨운 웃음, 폭소 등 웃음에는 셀 수 없이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실소나 냉소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경우 보는 사람들에게도 즐거움을 전파시키는 힘이 있다. 그러므로 웃음은 아낄수록 자신의 건강과 행복의 지수는 점점 내려간다.

어린아이들이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잘 웃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어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어린이의 경우 하루 150회 정도 폭소를 터뜨리며, 400회 가량 미소를 짓는데 비하여 성인들의 경우 하루에 불과 6번 정도 폭소를 터뜨리고 15회 정도 미소를 짓는다고 한다.

같은 지역, 같은 거주지의 이웃에 살면서도 우리는 함께 모여 이야기를 하거나 함께 웃음을 나누는 일이 별로 없다. 웃음과 관련된 여러 연구 결과들은 분석해 보면 웃음은 마음뿐만 아니라 몸과 정신을 편하고 건강하게 보듬어 준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크게 한 번 웃는 것은 운동과 비교해 보면 에어로빅 5분을 하는 효과와 비슷하다고 한다.

또한 웃음은 부교감신경을 활성화 시켜 우리 몸에 여러 가지 유익한 면역력을 높여주는 호르몬을 배출하게 된다. 우리 인체에서 내장을 지배하는 신경이 바로 자율신경인데, 이 자율신경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구분된다. 놀람이나 불안과 공포, 초조와 짜증은 교감신경을 과민하게 만들어 심장을 상하게 할 수도 있고, 여러 장기의 활동에 해를 끼친다.

반면에, 웃음은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자율신경을 조화롭게 하고 심장의 박동을 안정적으로 조절해 천천히 뛰게 하고, 우리의 몸 상태를 두루 편하게 해준다. 특히 배꼽을 잡는다고 표현하는 웃음, 즉 폭소는 긴장을 이완시켜 주고 혈압을 낮춰 혈액순환을 원활히 도와주고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기르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이러한 미소와 폭소는 상체운동이 될 뿐만 아니라 위장과 가슴근육, 그리고 심장까지 운동을 하게 만든다. 사람이 쾌활하게 웃을 때는 우리 몸에 있는 650개의 근육 중에 231개의 근육을 움직인다고 한다. 그래서 웃음이 명약이라는 속언과 아리스토텔레스는 웃음을 건강에 유익한 육체운동이라고 했던 것이다.

이렇듯 일상에서 유머와 웃음을 잃고 심한 분노와 초조, 긴장된 나날의 연속은 건강에 해를 끼친다. 웃을 때는 걱정근심도 잊을 수 있고, 내일의 노여움이나 두려움도 생각하지 않는다. 팍팍한 일상의 삶에 웃을 일도 별로 없고, 시절이 하수상한 요즘 나와 상대가 웃음을 주고받아 뇌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행복과 건강을 지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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