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국가민속유산축제서
"열광의 인기몰이 주역 단체
"극단 꼭두광대 김지영 실장
"전문 예술가들 성장 도우며
"작업 달라지는 계기 필요해"
"우리나라로 치면 지상파 3사에 해당되는 방송의 메인 뉴스에 연일 보도됐어요. 이렇게까지 열광적으로 반응이 올 줄은 생각도 못 했었죠."
충북문화재단이 헝가리민속예술가협회(NESZ)와 주헝가리한국문화원의 초청을 받아 지난 달 15~24일 36회 헝가리국가민속유산축제에 참여했다.
해마다 방문객이 7만명에 이르는 헝가리 최대의 전통예술축제인 이 행사의 올해 무대에 한국이 공식 주빈 국가로 초청됨에 따라 이뤄진 국외 출장이었다.
재단의 이번 헝가리 방문에는 지역 예술가로 국가무형문화재인 김영조 낙화장과 극단 꼭두광대가 함께했다.
김 낙화장의 낙화 부스에는 헝가리 대통령도 찾아올 정도로 충북 예술인들에 대한 현지의 반응은 무척이나 뜨거웠다고 한다.
그 흥행의 주인공 중 하나인 극단 꼭두광대의 김지영 기획실장을 최근 만나 당시 상황 등을 들어봤다.
꼭두광대는 아이들을 위한 세상을 창작 판타지 탈놀이극과 교육을 통해 구현하고 있는, 청주가 기반인 한국 유일의 탈 연희 전문 예술극단이다.
"기존의 해외 초청 공연 참가 팀들을 보면 대부분 사물놀이나 통상적인 국악 공연이 대부분이었는데 저희는 전통적이면서도 현대적인 각양각색의 탈과 그걸 이용한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드리니까 현지 분들이 무척 좋아하셨어요. 음악하고 다르게 눈길을 확 끌었던거죠."
김 실장에 따르면 호랑이 탈이 신기했던 헝가리 아이들이 공연자들의 호랑이 분장 뱃속에 들어오고 88서울울림픽을 경험한 세대로 추정되는 현지인은 "호돌이"라며 반가워하기도 했단다.
꼭두광대의 헝가리 행은 즉흥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연 초 쯤부터 주헝가리한국문화원의 한국 측 코디네이터가 축제 참여 단체를 섭외하는 과정에서 충북문화재단이 리스트를 선별해 제공했고 꼭두광대의 공연 영상 등을 본 문화원 측이 '이건 먹히겠다'고 생각, 처음 본 단체인데도 축제 참가를 밀어붙여 성사됐다.
"처음 판을 폈을 때 비가 와서 공연을 취소하라고 하더군요. 서울 등 다른 데서 온 팀들은 그러려고 하는데 저희는 이렇게 그냥 갈 수는 없다는 생각에 무대 중앙만 활용하는 '비 버전'으로 공연을 즉석에서 바꿔 올렸어요. 그런 점을 문화원 등에서도 좋게 봐주셨어요. 헝가리 현 대통령께서도 많이 관심을 보이셨고요. 대통령께서 다녀가신 다음 날엔 전 대통령님이, 그 다음 날에는 전 전 대통령께서도 오시더라고요. 그만큼의 격이 있는 행사에서 이런 정도로 관심을 받을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매일 매일 어깨가 으쓱했어요. 게다가 매번 충북 예술가들이 거의 메인이었으니, 한 달이 넘은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벅차요."
꼭두광대의 이번 헝가리국가민속유산축제 참가는 충북문화재단에 대한 그들의 시선도 바꾸게 했다. 동행한 김승환 대표이사와 문화예술팀의 정지현 팀장 덕이다.
"김 대표님이 유럽공예협회의 창립 50주년 세미나에서 '공예의 대중화 전략'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셨는데 참석한 외국 작가들을 감동하게 하는 내용을 직접 영어로 말씀하셨고 그 사람들이 무척 감동하는 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의전 없이 혼자 다니시면서 이번 헝가리 행에 동행한 낙화장 선생님을 도와주시고 하는 게 저도 그렇지만 현지인들에게 매우 신선해보였나봐요. 정 팀장님이 부지런하게 열심히 하시는 모습도 재단을 달리 보게 만들었어요. 그 전에는 재단이 뭐 하는 일이 있나 싶었거든요."
이야기 말미에 김 실장은 전문 예술가들을 위한 국제 교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위 '고인 물'이 되기보다 전문가들과 단체들이 커가고 작업이 달라지는 원동력으로서 말이다.
"민 대 민, 민 대 관, 관 대 관 등 형태는 다양하게 나올 수 있죠. 그런 다양한 레이어가 쌓이면서 컬래버레이션을 만들어내는, 그런 게 성과라고 봐요, 단순한 세금 낭비로 볼 게 아니라. 헝가리 한국문화원은 유럽 최대입니다. 재단이 헝가리 문화원을 택한 것도 이런 점을 고려한, 다양한 국가에 진출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어요. 언제까지 지원 사업만 하다 말 건가요. 이번처럼 도비 1원 한 푼 안 들이고 충북의 인력풀이 상당히 좋다는 말을 듣는 성과를 또 언제 올릴지는 모르겠으나 앞으로는 재단도 판을 만들고 연결도 해주는 국제적 활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홍균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