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언 청주문화재단 대표
"퇴임 앞두고 기자단 인터뷰
"비전과 전략 최초로 구축해
"기존 제도와 행정관행 개선
"공예비엔날레 정체성 확립"

충북콘텐츠코리아랩 북카페에서 기자들과 인터뷰 중인 박상언 대표.
충북콘텐츠코리아랩 북카페에서 기자들과 인터뷰 중인 박상언 대표.

"임기 동안 참 행복했습니다. 여러 언론 매체와 재단 직원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설립 이래 사무총장에 이어 최초로 대표이사 직까지 연달아 수행했던 박상언 대표가 이달로 임기를 마무리한다.

지난 2018년부터 햇수로는 5년째 재단을 이끌어 온 그가 최근 문화부 기자단을 만나 그간의 소회 등을 들려줬다.

박 대표는 크게 '제도와 시스템', '사업'의 두 가지에서 성과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제가 사무총장으로 취임한 2018년 당시 구체적인 비전과 전략 체계가 없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눈부신 성장 근간에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이 있던 것처럼 명확한 비전과 전략이 필요했기 때문에 재단 역사상 최초로 이를 구축했죠. 그리고 재단 출범 20년 만에 예술가·예술단체 직접 지원 공모 사업을 최대한 공정하게 진행했습니다. 재단의 정관 상 미션이 바로 '문화예술 진흥과 문화산업 육성'이잖습니까."

그는 기존의 제도와 행정 관행도 공공성과 공정성에 입각, 개선에 나섰다.

단적인 예로 그는 청주시한국공예관을 업급했다.

"공예관에 대관 시스템이 없었어요. 그야말로 주먹구구 식이었죠. 이건 아니다 싶어 2019년 전시 주제와 작가 선정 권한을 운영위원회에 주는 등 공공 부문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대관 시스템을 처음 도입했습니다. 또 무조건 발주부터 한 뒤 행정적으로 뒤처리를 하는 탈법적인 방식을 뜯어고쳤습니다. 연 있는 사람을 챙겨주는, 이른바 '화이트 리스트'를 최대한 근절하려 노력했어요. '그들만의 리그'를 '우리의 리그'로 만들자는 취지였습니다."

사업 분야에선 법정 문화도시 선정과 2021 청주공예비엔날레를 꼽았다.

"그 전까지의 공예비엔날레는 공예가 아닌 것들이 이슈가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당시 임미선 감독과 함께 온전히 공예로 채워지도록 본질에 집중했어요. 정체성을 찾은거죠. 그런 점이 보시는 분들의 호평을 이끌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시스템에 적응하고 성과를 내느라 애쓴 직원들에게 고맙고 미안하기도 하다는 그는 인터뷰 말미에 조화(造花) 같은 문화 정책보다는 생화(生花) 같은 문화 정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금 벌레 먹었어도 살아있는 꽃이 더 좋지 않겠어요? 서류나 성과지표로 평가되는 문화 정책이 아니라 현장이 변하게 만드는 문화 정책이 필요합니다."

/신홍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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