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빅스텝 가능성 커져… 가계대출 부담 가중
미국 기준금리 목표치 상단이 4%까지 오르면서 국내 기준금리 인상 보폭도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미 7%대에 진입한 시중은행 대출 금리도 8%선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과 함께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주요 결과 및 국제금융시장 동향과 회사채·단기자금시장 동향을 점검했다.
이날 새벽(한국시간) 미국 연준은 기준금리를 75bp 인상(3.0-3.25%→3.75-4.0%)하며 네 차례 연속으로 '자이언트 스텝'(75bp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로써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가 1%포인트 벌어지게 됐다.
미국과 금리 격차가 커지면 자본유출 가능성이 커지고 자국 통화 가치가 떨어져 고환율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4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역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되면 이미 상단이 7%대에 진입한 가계대출 금리는 더욱 오를 전망이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NH농협·신한·우리·하나·KB국민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5.06~7.551%로 집계됐다. 한은이 추가 빅스텝을 밟으면 연말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등 금리가 8%선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기준금리 인상에 더해 레고랜드 사태발 자금경색도 금리 인상을 부추길 수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다음달 주담대 금리 상단이 9%에 도달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신용등급 등 조건에 따라 최고금리는 10%선을 바라볼 수도 있다.
1년 전인 2021년 10월만 해도 기준금리가 1%대였기 때문에 가산금리 등을 더한 시중 5대은행의 주담대 대출 금리는 최상단이 4% 수준이었다.
주택 구입을 위해 1억원을 대출했을 때 지난해에는 한달 이자부담이 30만~40만원이었지만 올해는 100만원 가까이로 오른다는 얘기다.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가뜩이나 위축된 부동산 시장은 더욱 냉각될 전망이다. 올해 10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주택가격전망CSI는 64를 기록,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3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조사됐다.
/이용민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