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시론] 김복회 전 오근장 동장  

드디어 그날이 왔다. 날씨까지도 화창하니 가을을 느끼기에 좋은 날이다. 이런 좋은날 우린 고등학교 동문행사로인 야유회를 가는 것이다. 행사를 준비하면서 참여인원 독려와 음식 준비로 걱정이 많았는데 동문들의 많은 협조로 순조롭게 출발할 수 있었다.

우리를 태운 버스는 오늘의 목적지를 향하여 신나게 달린다. 차안에는 익숙한 얼굴의 선후배도 많지만 처음 본 동문도 있어 서로의 첫인사로 일정을 시작했다.

본인들의 멋진 소개로 분위기가 좋아졌다. 오늘 참석한 선배 중에 이십여 년을 노래 강사로 지내신 선배가 있어 멋진 노래를 시작으로 우리는 목적지까지 신나는 노래와 함께 달렸다. 

우리 노래를 듣고 있던 기사분이 많은 손님을 모시고 다녔지만 이번처럼  노래를 잘하는 분들은 처음이라는 말에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요즘은 어디서나 노래 못하는 사람들이 없다고 할 정도로 모두가 잘한다.

노래 열기 속에 어느새 목적지인 수목원에 도착 했다. 수목원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잘 가꾸어진 꽃들과 나무들 사이로 다니며 우리는 여고시절로 돌아 간 듯 재잘거리며 다녔다. 선후배들과 서로 사진을 찍고 찍히며 마냥 즐거워했다. 수목원 끝자락에는 누런 벼이삭이 농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도 정겹다. 수목원의 예쁜 핑크뮬리의 여운을 뒤로 하고 식당으로 향했다. 여행의 최고는 뭐라 해도 먹는 것이다. 바닷가의 별미로 행복한 시간을 함께 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기수별로 노래 경연대회를 했다. 푸짐한 상품이 기다리고 있어 각 기수의 뜨거운 응원으로 노래자랑의 열기가 대단했다. 막내 기수의 재치 있는 사회로 웃음의 도가니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노래방의 점수는 잘하는 사람보다 박자가 잘 안 맞는 사람 점수가 높게 나오기도 하여 해당 기수들의 함성이 이어지기도 했다. 

노래 시합에서 100점이 여러 명이 나와, 다시 시작한 경연대회에서도 잘 했다고 생각한 사람보다 박자를 틀린 동문이 일등을 차지하여 우리 모두에게 큰 웃음을 주었다. 이번 야유회를 통하여 동문 모두가 정말 오랜만에 입이 아프도록 웃었다. 오랜만에 선후배들이 하나가 되어 멋진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했다.

이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임원진들과 모여 장소섭외 및 일정 등을 협의하고 음식 준비로 많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마음만은 뿌듯했다. 서울에서 오신 선배님이 참석한 모든 동문들에게 멋진 선물을 안겨주기도 하셔서 행복했다. 모일 때마다 동문들에게 좋은 선물을 해주신 선배님이 있어 참 좋다.

 행사를 마무리 하면서 선배님들이 진행도 매끄럽게 잘했고, 음식도 맛있게 잘했다는 칭찬에 힘이 솟는다. 코로나로 인하여 3년 만에 갖은 야유회를 무사히 마칠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물가가 많이 인상되어 고민도 많았다. 그러나 동문들의 십시일반 많은 후원으로 멋진 행사를 하고도 남아 모교 후배들에게 후원금으로 전달 할 수 있어 흐뭇했다.    

이번에 이용한 버스 안에는 '여행은 때론 행복한 도망이다'라는 말이 쓰여 있었다. 우리 동문들 모두가 이번에 행복한 도망을 멋지게 한 것 같다.  내년에도 더 멋진 대성인의 행복한 도망을 위하여 파이팅을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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