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유치 경쟁 치열… 내년 6% 가능성도
시중은행 정기예금 연간 금리가 5%선을 넘어섰다. 은행들의 유치 경쟁이 치열한 데다가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 내년 6%대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6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KB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은 최고 우대금리 적용시 1년 만기 5.01%의 이자를 제공한다. 하나은행의 '하나의정기예금' 금리 5.00%를 근소하게 제쳤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NH농협은행의 'NH왈츠회전예금 II'는 4.80%,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은 4.90%,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은 4.98% 등으로 5%선에 육박하고 있다. '우리 WON 플러스 예금'은 시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반영해 금리가 매일 바뀌기 때문에 지난 14일 연 5.18%를 기록하기도 했다. NH농협은행의 경우 비대면 채널 전용 상품 'NH올원e예금'의 금리는 5.00%다.
지방은행의 경우 BNK부산은행의 '더(The) 특판 정기예금'은 금리가 5.40%에 달한다.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금리를 올리자 저축은행권 금리는 6%를 넘어섰다.
금융당국은 당분간 고금리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내년에는 정기예금 금리가 6%대 이상으로 올라갈 수도 있다.
이달초 미국 연준은 기준금리를 75bp 인상(3.0-3.25%→3.75-4.0%)하며 네 차례 연속으로 '자이언트 스텝'(75bp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로써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가 1%포인트 벌어지게 됐다.
미국과 금리 격차가 커지면 자본유출 가능성이 커지고 자국 통화 가치가 떨어져 고환율 현상이 심화될 수 있기 때문에 오는 24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유력하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7월에 이은 두 번째 빅스텝이다. 물가 상승을 억누르기 위한 금리 인상이 계속되면서 기준금리는 10년 만에 3%대로 올라섰다.
다만 이번 인상은 '베이비스텝(0.25% 인상)'으로 보폭을 조절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KDI(한국개발연구원) 등 기관들이 내년 경제성장 둔화 우려를 드러내며 경기가 지나치게 위축되지 않도록 금리 인상 보폭을 조절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물가상승세가 고점을 찍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정해지지 않도록 물가 흐름을 지켜보면서 당분간 기준금리를 가능하면 낮은 폭으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예금 금리가 치솟으면서 충북지역에서만 한달에 정기예금 수신 규모가 7421억원 늘어나는 등 은행권에 돈이 몰리고 있다.
여전히 물가상승률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추가 인상폭이 크지 않더라도 당분간 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은 상횡이다. 또 부동산과 주식시장이 위축돼 정기예금의 투자 매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용민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