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내에 12곳… 고객 유치전쟁
정기예금 5.8% 특판까지 나와
예·적금 통장 갈아타기도 증가
예대 마진 축소·건전성 우려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올라가면서 충북 옥천지역 금융권의 고객 유치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특히 옥천읍 내에 금융기관이 난립해 은행마다 높은 금리의 예·적금 상품들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며 특판 전쟁을 벌이고 있다.

지역 금융권에 따르면 옥천읍 내에는 국민은행, 기업은행, 농협 옥천군지부, 옥천농협, 산림조합, 축협, 옥천신협, 향수신협, 우체국, 옥천새마을금고, 이원새마을금고, 한성저축은행 등 모두 12곳이 영업을 하고 있다.

이는 인근 군 단위 금융점포 수의 2배가 넘는 것이고 반경 50m 내외에서 경쟁하고 있다.

지난 10월 말 기준 옥천읍 인구가 2만8662명으로 계산하면 한 금융기관당 2388명의 고객 유치가 가능한 셈이다.

면 지역 이용자를 감안하더라도 경제활동 가능 인구나 타 지역 금융기관 이용자를 제외하면 읍 지역 규모와는 맞지 않게 많은 금융기관이 밀집해 있다.

다른 금융사와 차별화되는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눈 뜨고 기존 고객을 뺏길 판이다 보니 기존 고객을 지키면서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방안을 짜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역 2금융권에서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 5.8% 특판 상품까지 등장하면서 고객이 몰리기도 했다.

은행마다 금리가 높은 예금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으면서 이른바 ‘예·적금 통장 갈아타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주부 이모씨(55·옥천읍 금구리)는 “지난해 10월 정기적금에 들었는데 당시 이율이 2.0%였다”며 “1년 만에 금리가 2배 이상 올랐다. 고금리로 환승하기 위해 신규 상품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옥천읍 내에 은행이 몰려 있어 금리 0.1%만 올려도 타 은행의 고객들을 끌어올 수 있어 금융사 간의 눈치작전이 뜨겁다.

현재 지역 2금융권 대부분은 1년 만기 정기예금 이율이 4.5%로 동일하다.

옥천농협도 최근에 금리를 4.5%로 올려 타 은행과 균형을 맞췄다.

금융권이 고객 확보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은행 전체의 공멸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경쟁적으로 정기예금 금리를 인상하면서 예대마진이 축소돼 은행들의 수익성 둔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또 대출금리도 함께 오르면서 대출 연체율이 높아져 금융기관 건전성까지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옥천=이능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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