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칼럼] 김진웅 수필가

임인년 새해가 시작되었다고 설레던 때가 몇 달 전 같은데 또 한 해가 가고 있다. 한 해가 저물어가는 세밑이 되면 매년 ‘다사다난했던 한 해’라고 한다. 세계적으로도 예외 없이 격변의 시기로 크게 요동쳤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였고,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하는 등 굵직굵직한 사건이 많았다. 우리나라도 여느 해 못지않게 큰 변혁을 겪고 있다.

연말이 가까워지면 여러 언론사와 지자체 등에서 한 해를 정리하는 10대 뉴스를 발표한다. 다양한 분야의 소식이지만 대체로 대동소이한 것 같다. 그중에서 연합뉴스가 선정한 국내 10대 뉴스를 보니 필자도 공감이 가서 이를 바탕으로 한 해를 뒤돌아보며 나름대로 피력해 본다.

지난 3월 9일 치러진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며 정권 교체가 되었다. 필자가 손에 땀을 쥐며 개표방송을 보며 난생처음 눈가물을 하면서 밤을 지새울 정도로 두 후보의 득표수가 팽팽하였다. 윤 대통령은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며 ‘용산시대’를 열었고, 청와대는 일반 국민에게 개방하게 되었다.

핼러윈을 앞둔 주말이던 10월 29일 서울 이태원에선 158명이 압사하고 196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해 전 국민이 충격에 빠졌다. 이태원 사고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운영되고 있고, 되새겨보면 안타깝고 슬픈 악몽이다. 다시는 이런 후진국에서나 있을 법한 부끄러운 사고가 없어야 하겠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 음악 등 ‘K컬처’가 세계 무대에서 상을 휩쓸며 주목받은 한 해였다. ‘오징어게임’이 미국 에미상 6관왕을 차지하는 등 세계 무대를 빛낸 K컬처가 부러움을 받은 것은 참으로 자랑스럽고 고무적인 일이다.

카카오 먹통으로 초연결 사회가 마비되었다. 지난 10월, 경기 성남의 데이터센터에 대형화재 피해가 있었다. 소위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비롯한 계열 서비스가 며칠간 불통 되어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은 불상사가 있었다.

우리 축구대표팀이 11월 개막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 지휘 아래 12년 만에 16강 진출의 금자탑을 쌓았다.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에 선 한국의 조별리그 상대는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로 하나같이 만만찮은 팀들이었는데. 이런 강호들을 물리치고 16강에 오른 것이다. 필자도 경기를 보며 응원하느라 밤을 새운 날도 있었다. 후에 선수들의 인터뷰를 들으니 온 국민의 응원과 격려도 큰 힘이 되었다고 한다.

북한은 올해 30여 회에 걸쳐 60여 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역대 최다 미사일 도발을 기록하며 한반도를 불안하게 하여 심히 우려스럽다. 하루속히 남북이 평화적으로 대화하고 교류하며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여야 하는데, 지금도 한반도는 휴전 상황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22년 들어 한국 경제는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3고(高)’ 충격으로 연초부터 녹록지 않은 상황에 직면하여 연말까지도 극복하지 못하고 우리를 벙찌게 하고 있어 큰 걱정이다.

코로나19 유행 3년 차인 올해는 영업시간이나 모임 인원을 제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일상 회복’에 한층 속도가 붙었다. 그렇지만 지금도 확산 추세에 있으니 더욱 조심하며 관리와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하겠다.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한국형 우주 발사체 누리호가 6월 21일 우주로 날아올라 실용 인공위성을 궤도에 안착시켜 우주 강국 반열에 오른 것은 크나큰 쾌거이다. 윤 대통령은 국가우주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2032년 달에 착륙하고 광복 100주년인 2045년에 화성에 태극기를 꽂는다는 로드맵도 발표했다.

여러 대형 사고와 재난재해가 잇따라 발생한 한 해였다. 1월 11일 광주광역시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일부가 한꺼번에 무너져내리고, 산불과 물난리도 심한 해였기에 너무 안타깝다.

2022년은 코로나19 유행이 3년 차를 맞으면서 일상 회복에 터널 끝이 보이는 한 해였으나, 아직도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세밑인 12월 26일에는 북한의 무인기 5대가 비무장지대(DMZ)를 넘어 경기도와 서울 일부 지역 등을 비행한 뒤 북한으로 돌아갔다니 온 국민이 경각심을 갖고 철통같이 국가안보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겠다. 27일 오후에도 인천 강화군 지역에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항적을 포착하고 대응했지만, 최종적으로 새 떼로 확인되어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니…….

송구영신(送舊迎新)이란 말처럼 임인년 한 해를 잘 마무리하여 보내고, 2023년 희망찬 계묘년 새해에는 국가와 국민 모두에게 건강과 안전과 행운이 가득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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