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박성규 한의학 박사·예올한의원 원장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0.81로 세계에서 가장 낮으며 갈수록 하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감소는 옛말이 되었고 인구절벽이 현실화되어 훨씬 일찍부터 같은 문제로 고심했던 구미 각국이나 일본도 우리보다 심각하지는 않다. 지금까지 수백조 원의 세금을 투여했으나 지엽적인 전시행정만 거듭한 결과 아무런 성과가 없다. 현재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가동 중이니 근본적인 대책이 수립 시행되기를 학수고대한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임신과 출산을 결정한 부부는 진정한 애국자이며, 신생아 한명 한명이 어느 때보다 귀중한 존재이다. 신생아 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것과 더불어 선천성 기형아가 증가하는 것도 난제로 부상되었다. 자녀 양육에 어려움이 배가되는 것은 물론 증상이 심할 경우 온 가족의 희생이 강요된다.
선천성 기형아 출산율이 증가한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노산을 주요 원인으로 지적하나 정기쇠약, 임신 전후 조리 부족, 백신이나 양약의 남용, 방사능이나 초음파 노출 등 다양하다. 다행히 이러한 문제들은 불가항력적이지 않으므로 피하거나 보완할 수 있다.
여성의 정기는 21세부터 28세에 정점에 이른 뒤 35세가 되면 노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남성은 24세부터 32세에 정점에 이른 뒤 40세가 되면 노화가 진행된다. 근래 결혼이 늦어지면서 대체로 30세 중반 이후에 출산하는 경우가 많아 부부 모두 정기가 쇠약하여 아이를 수태하고 기르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아이의 건강, 성품, 성질 등은 수태부터 임신 출산에 이르는 기간에 대부분 결정된다. 조선 사대부들은 수태 백일 전부터 부부가 심신을 깨끗이 하고 정기를 축적한 후 화창한 날 자정에 수태하며 임신에서 출산까지 몸과 마음을 다해 아이를 길렀다. 월사 이정구 가문은 이러한 자녀 양육으로 3대 문형의 금자탑을 이루었다.
구미 문화의 만연으로 전문 지식 교육만 중시되고 왜곡된 건강 상식으로 젊은이조차 정기쇠약에 시달리고 있다. 월경통이나 월경이상은 정기쇠약의 대표적인 병증이나 방치되어 자궁 및 난소질환, 유방질환, 갑상선질환, 뇌질환 등이 유발되고 생식기능은 현저히 저하된다. 정자 수 감소나 활동성 저하도 정기쇠약의 대표적 병증이나 방치되어 다양한 질병에 노출되고 생식기능은 저하되어 불임의 원인이 된다. 30대 중반이 되면 이런 증상은 더욱 심해진다.
정기가 쇠약하거나 노산인 경우 정자와 난자 그리고 자궁의 상태가 좋지 않으므로 불임이 되거나 기형아 출산 확률이 높아진다. 특히 난임이라고 인공수정을 하면 기형아 확률이 더욱 높아지며 아이가 허약할 수밖에 없다. 근본적으로 부부의 정기를 회복하여 자연 임신이 되도록 해야 하며 피치 못하게 인공수정을 할 경우 임신 조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서 태아가 자궁에서 건강하게 자라도록 해야 한다.
정기를 보강하여 생식기능을 활발하게 하려면 생활의 법도를 지키며 한의사의 진료를 받아 침 뜸 한약으로 보완해야 한다. 정기를 보강한 후 수태 전 백일동안 생활의 법도를 지키며 정기를 축적한 후 임신을 해야 한다. 수태 전 조리로 건강한 태아를 잉태한 후 자궁에서 잘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 임부와 태아의 건강을 유지하는 임신 조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음식과 수면 그리고 심신을 안정시키는 활동을 통해 아이를 자궁에서 건강하게 키워야 한다.
임신 중에는 작은 병증도 태독 태열의 원인이 되어 태아와 임부의 건강을 해치므로 한의사의 진료를 받아 즉시 다스려야 한다. 사회적으로는 임신휴가를 장려하여 태아 양육에 온 정성을 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출산휴가가 산모의 건강 회복을 돕는다면 임신휴가는 임부와 태아의 건강을 지킨다.
임신 중에는 심신이 무리하지 않도록 유의하고 생활의 법도를 지키며 각종 화약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방사능이나 초음파 또한 태아에 매우 위험하므로 조심해야 한다. 초유의 인구절벽 사태를 맞이하여 모든 신생아가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성원할 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