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시론] 김복회 전 오근장 동장
지난해 충북문화재단에서 문화예술 육성지원 사업이 있으니 지원 해보라는 친구의 권유가 있었다. 조건이 등단작가야 하지만 한권의 책을 낸 사람도 자격이 있다며 해보란다. 자신 없었지만 작품 5편과 함께 신청서를 제출했다. 일단 제출은 했지만 경쟁이 치열하다 하여 기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선정이 되었다는 뜻밖의 전화에 너무 놀랐다. 그날 이후 정신없이 분주한 일정을 보냈다. 출판사도 선정하고 교정도 여러 번 거듭하면서 드디어 두 번째 책이 세상에 나왔다.
이번에 발간된 책에는 필자가 직접 그린 그림과 글씨로 책표지를 만들었고 속지에도 그림과 글씨를 넣었다. 어설프지만 직접 그렸다는 것에 의미를 두었다. 책이 나오고 어머님께 제일 먼저 드리며 책 표지며 속지의 글씨와 그림을 직접 그렸다고 하니 잘했다며 좋아하신다.그날 이후 모임과 행사 등에서 지인들에게 책을 주었다. 책을 받으며 돈 주고 사봐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그 분들께 읽으시고 소감 한마디만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얼마 후 엄니는 책을 다 읽으시고 잘 썼다며 많이 우셨다고 하셨다. 아들 둘을 먼저 보낸 사연을 읽으시며 왜 눈물이 나지 않았겠는가. 평상시 표현을 잘 안하는 며느리가 글 속에서 시어머니인 당신을 좋게 생각해 주어 고맙다고도 하셨다. 그렇게 표현해주시는 엄니가 더 소중하고 고마웠다.
엄니가 자주 가시는 신발가게에 가셔서 책을 자랑하시니, 책 읽는걸 좋아한다며 한권 얻을 수 없냐고 하셔서 한권 드렸다. 나중에 들으니 책을 감동 있게 읽은 후 남편에게도 읽게 하셨는데, 남편이 글쓴이를 한번 보고 싶다고 하셨다는 말씀에 가슴이 뭉클했다.
그 후 엄니는 몇 권의 책을 더 가져가셨다. 우리 교회에 좋아하는 분들에게도 책을 드리니 공감하며 잘 읽었다고, 맛있는 밥도 사주시고 좋은 덕담도 해주셔서 감사했다. 평소에 좋아하는 지인에게 책을 주었는데 필자의 책을 보고 한권 얻을 수 없냐고 했단다. 책을 좋아 하는 분들에게 마다할 이유가 없어 한권을 주었다. 그분은 책을 읽기 시작하여 3시간 만에 끝까지 읽었다며 지은이가 옆에 있었다면 안아주고 싶었다고 했단다. 잘 모르는 분에게 안아주고 싶었다는 말을 들으니 가슴이 먹먹해졌다.
우리 며느리 언니에게 책을 주었더니 잘 읽었다며 제주도에서 맛있는 귤을 보내왔다. 평소에도 동생이 보내준 필자의 글을 읽고도 잘 울던 언니다. 그런 감정이 풍부한 사돈이 있으니 더욱 마음이 푸근하다.
서울에 살고 있는 사촌언니가 있다. 시부모님 모시고 힘들게 사느라고 고향에 자주 올 수 없어 만나기 어려웠던 언니다. 그런 언니를 만날 기회가 있어 책을 한권 드렸다. 얼마 후 언니에게 장문의 문자가 왔다. 책 읽는걸 안 좋아하는데 동생 책을 잡고 단숨에 끝까지 읽었단다. 바쁘게 사느냐고 자주 만나지 못했지만 이런 책을 쓴 동생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그 어느 칭찬보다 가슴에 와 닿았다.
퇴직할 때 발간한 첫 책으로 두 번째 책을 발간 할 수 있었고, 이런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 친구에게도 감사하다. 이번에 두 번째 책을 세상에 내놓는 행운도 잡았으니, 앞으로 좋은 글을 많이 읽어 모두가 공감하는 글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해 볼 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