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칼럼]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언론 칼럼을 쓴지도 20년이 훨씬 지난 것 같다. 그 간 여러 언론사에 칼럼 글을 많이 써 왔지만 정치 관련 글은 거의 쓰지 않는다. 그저 세상 사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쓰고자 한다. 그랬던 내가 오늘은 하도 어이가 없어 정치 이야기를 좀 써 보고자 한다.

곽상도 전의원에 대한 법원의 판결 내용 때문이다. 팔조법금으로 재판을 해도 이렇게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 퇴직수당이 50억이면 우리나라 재벌그룹 임원 중 4위에 해당하는 퇴직수당이다. 내 경우 교단에 선지 35년이 되었지만 퇴직 시 퇴직수당은 8천만원 정도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30년이 넘게 연금을 넣은 관계로 연금은 매달 나온다.

아무튼 기사에 대한 댓글만 보아도 이게 얼마나 국민적 비판을 받고 있는지 알겠다. 사실 사안마다 진영논리라는 것이 있다. 아무리 엉망이라도 내 진영에서는 그것을 방어해 준다. 그런데 진영논리를 벗어나는 사안이 있다. 이건 보수든 진보든 관계없는 사안이다. 2월 내내 온 국민에게 열불 일으키게 한다. 물론 난방비가 상상 이상으로 오르니 열불을 일으켜서 추위를 잘 견디라는 큰 뜻이 있었다곤 하지만, 해도 해도 너무 한 것 아닌가? 내가 법에 대해 잘 몰라서 그러하겠지만 윤미향의원 판결 결과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

◇짖을 곳이 없다

SNS에서 보니 이런 글이 있다. 앞집의 수탉은 아침에 "꼬꼬댁"하고~ 활개를 치고, 뒷집 진돗개는 외부 사람이 접근하면 짖어대는 것이 그네들 일과였지요. 그런데, 언제인가부터 닭과 개가 조용해 졌습니다. 그래서 하루는 개가 닭에게 물었습니다. "넌 왜 새벽에 왜 울지 않니?" 그 물음에 닭이 대답했습니다. "우리 집 아저씨가 백수가 되었는데 새벽잠을 깨워서야 되겠나?" 그런데, "넌 왜 요즘 짖지 않고 조용한 거야?" 닭의 물음에 진돗개가 대답했습니다. "요즘 앞을 봐도 도둑놈이요, 뒤를 봐도 도둑놈들 판인데 짖어봐야 뭐하냐? 내 입만 아프지!! 그래서 입 다물고 산다." 여권이나 야권이나 다 똑같아서 짖을 곳이 없다.

◇블랙리스트?

교육계도 비슷하다. 요즘 충북교육청 블랙리스트건으로 아주 시끄럽다. 이에 대해 어느 분이 나에게 톡을 보내온 글이 있다. '명(明)', 이걸 '밝을 명'자라고 한다. '밝다'의 반대는 '어둡다'이다. '명'자를 풀이하면, 달과 해가 공존하는 것이다. 해를 해로만 보거나, 달을 달로만 보는 것을 우리는 '안다'고 하며, 그때 사용하는 한자어가 '지(知)'이다. '명'자는 기준을 세우고, 구획되고 구분된 '앎(知,지)'를 뛰어넘어, 두 개의 대립면을 하나로 장악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이분법적 사고방식에서 나오는 일방적 편견을 버리라는 것이다. 사물을 한쪽에서만 보는 편견을 버리라는 것이다. 사물을 한쪽에서만 보는 편견을 버리고 전체적으로 보면, 동일한 사물이 이것도 되면서 저것도 된다는 것을 안다. '이것이냐 저것이냐'가 아니라, '이것도 저것도' 본다는 말이다. 이것이 없으면 저것이 없고, 저것이 없으면 이것도 없다. 새는 좌우 날개로 난다. 자라나는 학생들에겐 이것도 보고 저것도 보게 해주어야만 한다. 이게 교육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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