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77주년] 본보가 걸어 온 길

'1946년 3월 1일 국민일보로 창간
'해방 후 첫 충북지사의 비리 보도
'오식 사건'으로 한때 강제 폐간돼
'2007년 속간 이뤄낸 이규택 회장
'2021년 지병 악화로 별세한 후에
'현 조승남 회장 체제로 명성 이어

▲충북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에 위치한 현 충청일보 사옥.
▲충북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에 위치한 현 충청일보 사옥.

좌우 대립이 격화됐고 6·25 전쟁 전까지 혼란의 연속이었다.

이 해에 태어난 사람들은 일제강점기를 겪지 않고 태어났다 해서 '해방 이후 세대'라 불렸다.

서양권에선 '베이비붐 세대'라고 하며 빌 클린턴이 미국 최초의 베이비붐 출신 대통령이다.

지난 1946년 창간된, 한수 이남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의 증인' 충청일보가 다음 달 1일로 창간 77주년을 맞는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향토문화전자대전에 따르면 충청일보는 해방 이듬해인 그 해 3월 1일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2가 대동인쇄소에서 '국민일보'로 창간됐다.

김원근(金元根·1886~1965) 등 청주지역 경제 인사들이 신문사 설립에 참여했고 사시는 '민족의 발전', '민주언론의 창달', '시시비비', '지방문화의 향상'이었다.

이후 '충북신보'로 제호가 바뀌었다가 1960년 8월 15일 현재의 '충청일보'로 이름이 변경됐다.

현재는 대판 일간 신문이지만 창간 초기 타블로이드판이던 때도 있었다.

해방 이후 한강 이남 최초의 지방지로 창간된 충청일보는 해방과 근대화, 현대에 이르는 역사와 함께한 '지역사회의 증인'이다.

▲충청일보의 전신인 국민일보.
▲충청일보의 전신인 국민일보.

국민일보일 당시 5호까지 내고 시설 미비로 잠시 휴간 후 가까스로 속간됐다가 1950년 한국 동란 때문에 장기간 휴간되는 사태를 맞았다.

하지만 9·28 서울 수복을 맞으면서 부산에 피난해 있던 국민일보는 부산 국제신문사에서 1만여 부를 발행, 배포하면서 신문 발행의 역사적 소명의식을 보여줬다.

1949년 1월엔 해방 후 한국인 최초의 충북도지사였던 윤하영 지사의 공금 유용 독직 사건을 취재·보도해 그의 구속과 사퇴를 불러왔고 1967년엔 忠北廢道案(충북폐도안)을 폐기 시키는데 앞장섰다.

그러다가 국민일보는 1952년 '김성수 부통령 사표 국회 제출'이라는 통신을 잘못 받아 '李大統領(이대통령) 사표 제출'로 크게 오보한 데 이어 1953년 7월 23일 大統領(대통령)을 犬統領(견통령)으로 오식,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게다가 11월 18일에는 韓·日(한·일) 회담을 日·韓(일·한) 회담으로 오식해 폐간되는 사태를 맞는다.

여담이지만 당시 신문 제작 방식은 납 활자 식자였는데 견통령 사건을 계기로 犬(견)자 활자를 폐기했다.

국민일보는 1954년 3월 충북신보의 창간으로 4개월 만에 명맥을 잇게 되지만 사실상 폐간이나 다름 없었다.

이 때 1기 견습기자를 뽑아 해마다 수습기자 모집을 통한 기자 충원의 시대를 이어갔다.

충남·북은 물론 부산, 마산, 여수, 원주, 춘천 등 30여 개의 보급망을 가지고 있던 충북신보는 "주간지 냄새가 난다"는 지사 지국의 지적에 1960년 8월 15일 현재의 충청일보로 제호를 변경했다.

▲충청일보 제호 변천사.
▲충청일보 제호 변천사.

1964년에 이르러 충청일보는 마리노니 식 윤전기 1대와 시간 당 1만3000부를 찍을 수 있는 2호기를 각각 구입, 비로소 신문사다운 시설을 갖추게 된다.

사세 확장에 따라 충청일보는 1977년 7월 17일 청주시 사창동 사옥을 신축해 이 곳으로 이전했다.

1988년 언론 민주화 바람을 타고 노조가 탄생했으며 1989년 전국 최초로 기자의 선출에 의한 편집국장 직선제를 실현한다.

하지만 계속 경영난을 겪던 충청일보는 2004년 10월 노사 분규에 휩싸이면서 법인 파산으로 정간됐다가 지금은 고인이 된 이규택 회장이 전 사주와의 장기간 협상 끝에 인수, 2007년 3월 1일 재발행되기 시작했다.

속간되며 '정론직필(正論直筆)', '역사의 증인(證人)', '창조적 사고(思考)'를 사시로 내건 충청일보는 사무실을 운천동으로 옮기고 당시 5억원 대의 중형 컴퓨터 서버와 솔트웍스㈜의 신문 편집 시스템을 도입하며 현대적인 발행 체제를 갖췄다.

충청일보의 속간을 이끈 이 회장은 갑작스럽게 지병이 악화되면서 2021년 10월 8일 오후 8시 56분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향년 70세로 별세했다.

같은 해 11월 4일 현재의 조승남 회장이 취임한 충청일보는 주 80면(주 5일·하루 16면)을 발행하며 지역 대표 일간지의 명성을 잇고 있다.

/신홍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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