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창] 이장희 충북대 명예교수·충북세정포럼대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으로 세계금융위기를 걱정하던 터에 이번에는 유럽의 대표격인 그레디트 스위스은행의 위기설로 인해 국내 금융시장도 다시 한번 살펴보는 등 금융시장 모두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또한 뉴욕주의 시그니처은행도 파산했다는 소식이 전해오면서 다음 파산 가능성이 높은 은행이 어느 곳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퍼스트리퍼브릭은행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SVB 파산의 원인은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가 커지고 예대마진이 늘어나기 때문에 이득을 보게 되는 것이 기존인데, 실제로는 금리가 너무 높아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대출을 받지 않으므로 수익성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비교적 안정된 채권에 투자를 했지만 채권가격의 하락으로 자산가치가 떨어지고, 이때 은행에 맡겨둔 예금을 돌려달라고 하면서 현금부족사태가 발생하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하락된 채권을 팔아야 하기에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고 급기야 이 소문이 확산되어 다량의 예금인출사태가 야기된 것이다.

미국이 자금 긴급수혈을 하고 유동성 강화를 위해 자금조달을 하는 등 진화를 위한 노력을 해 현재로서는 유동성과 자본상태가 충분하리라는 전망이다.

미국의 금리인상발표가 빅스텝(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정부는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산되므로 국내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에 대한 영향을 면밀히 점검 분석하고 그 대안을 마련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현주소는 어떠한지. 흔히 우리나라는 재정문제국가 중의 하나라고 한다. 지나친 부채 주도의 재정구조가 위험극복을 하고 잘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러하기에 불확실한 미래 위기에 대한 구조를 정립하는 것이 건전한 재정의 기본원칙이다. 이러한 원칙은 각 나라마다의 특성이 있으므로 다른 국가들의 부채비율과 비교해서는 아니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부동산 자산이 하락하게 되면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무담보대출 방식이 위험요인으로 지적도고 있다. 9% 수준으로 증가했고 신용대출 금리가 인상되어 두 배 이상의 부담으로 와닿고 있다. 집값의 하락이 부동산의 안정이라고 말할 수 없기에 부동산거래뿐만 아니라 가계의 소비, 기업투자나 고용악화로 이어지는 것이므로 금융위기 아니 더 나아가 한국경제위기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고 한다.

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기에 한국은행의 금리인하는 꿈도 꾸지 못할 어려운 상황이다. 인터넷은행의 연체가 증가해 1조원에 달하고 3곳이상의 금융기관에 빚이 있는 다중채무자가 140만명이나 되고 그중 2030세대가 31%라고 한다.

문제는 돌려막기 위험의 종말이 예고되고 모든 연령층의 대출연체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므로 정부는 수치로 나타나지 않는 사회적 모럴해저드를 감안한 선제적 리스크관리에 집중하고 국민들의 자산과 소득에 대한 종합적인 접근방식과 서민금융지원시스템을 확충하고, 우리나라 은행도 타산지석 교훈으로 연체율 관리에 비상경영을 선언할 때이다.

요즘 정치권처럼 시시콜콜한 숫자나 명분 싸움에 매달려서는 아니될 시기이다. 불확실한 위기상황에 직면할 때 한국경제 금융시장의 현주소는 어디일지 다시 한 번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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