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 농가 중 152곳 벌통 ‘텅텅’
동절기 월동 전 9325통 사라져
시설 과채류 재배 농가도 ‘비상’
군의회, 양봉산업 지원안 모색
충북 옥천지역 양봉농가에서 꿀벌 집단 실종, 폐사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옥천군에 따르면 지역 내 양봉농가의 꿀벌 월동상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양봉농가 211농가 중 152농가(72%)가 피해를 입었다.
이들 농가에서 9325통이 폐사하거나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벌통을 기준할 때 월동 전 1만7359통의 53%에 달한다.
이번 조사에서 농민들은 꿀벌 피해 원인(중복 응답)을 집단 폐사(97농가), 집단 실종(98농가), 원인 불명(55농가), 응애 등 질병 발생(38농가) 순으로 꼽았다.
꿀벌의 월동 시기인 2022년 11월 평균 기온이 예년보다 2도 오르는 따뜻한 날씨를 보이면서 먹이 활동에 나선 일벌들이 벌통으로 돌아오지 못하거나 수명이 5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꿀벌 소멸 현상이 양봉업계는 물론 화분 매개용 꿀벌을 이용하는 시설 과채류 재배 농가들도 비상이 걸렸다.
이에 옥천군의회는 지난 18일 산업경제위원회 주관으로 ‘옥천군 양봉산업 지원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간담회를 옥천군청 2층 상황실에서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기후변화에 따른 벌꿀 채밀량 감소와 꿀벌 폐사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양봉산업 현황을 진단하고 향후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날 이현철 농업정책과장의 ‘양봉산업 현황 및 정책’ 보고에 이어 금관 산림과장의 ‘밀원수 식재’ 관련 보고 후 지역 내 양봉협회‧친환경향수양봉연구회‧한봉연구회 3개 단체의 7명이 참석해 양봉농가의 피해 상황 및 활성화 방안에 관련된 다양한 목소리를 냈다.
옥천군 양봉농가들은 월동꿀벌 피해 최소화와 양봉 사육기반 안정화를 위해 꿀벌 증식에 필요한 입식비 지원 및 고체사료 및 면역증강제 지원 마련 등 농가에 실질적인 대책을 적기에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조규룡 산업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옥천군의 양봉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이번 간담회에 제안된 다양한 정책과 의견들을 적극 검토해 양봉산업의 육성 및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한범 의장은 “옥천군의회는 앞으로도 당사자들을 직접 만나 실질적인 이야기를 듣는 간담회를 실시해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만들어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옥천=이능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