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을 납치했다고 속여 거액을 가로채려던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수거책이 경찰관이 발휘한 기지에 덜미가 잡혔다.

진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9시 38분쯤 “회사 동료가 딸이 납치됐다는 연락을 받고 은행으로 갔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신속히 인근 순찰차 등을 동원해 피해자 A씨(60)를 찾았다.

A씨는 ‘당신 딸이 돈을 갚지 않아 감금 중인데 돈을 갚지 않으면 딸의 나체 사진을 찍어 유포하겠다. 현금 2000만원을 인출해 사진 촬영 후 전송하라’는 보이스피싱 일당의 협박을 받고 있었다.

경찰이 신속히 움직인 덕에 A씨의 피해를 막아냈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현금 수거책 검거에 나섰다. 보이스피싱 일당이 요구한 대로 현금다발 사진을 전송해 수거책을 유인하기로 한 것.

지현철 순경은 자신의 사비 1000만원을 인출한 뒤 A씨가 급히 마련한 1000만원을 더해 일당이 요구했던 2000만원을 만들었다.

이후 세종시청에서 수거책과 접선하기로 하고 A씨와 함께 이동해 돈을 받고 도주하던 수거책 B씨(48)를 사기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조사 결과 B씨는 4월 27일과 이달 2일 대전과 세종에서도 2건의 동종 범행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여죄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일당 검거를 위한 수사도 이어나갈 방침이다. /박장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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