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칼럼] 장래혁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 교수·브레인 편집장

미래학자 리프킨(J. Rifkin)은 인간의 본성과 사회의 미래를 다룬 '공감의 시대(The Empathic Civilization)'(2009)에서 인간이 세계를 지배하는 종이 된 것은 자연계의 구성원 중에서 인간이 가장 뛰어난 공감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른바 ‘호모 엠파티쿠스(Homo Empathicus)’.

‘공감(共感)’의 사전적 정의는 대상을 알고 이해하거나, 대상이 느끼는 상황 또는 기분을 비슷하게 경험하는 심적 현상을 말한다. 그런데, 이러한 공감이 최근 기업에서 이슈가 되는 것은 21세기 정보화 사회 가속화에 따른 미디어 환경변화 그리고 기업구성원들의 소통문화가 큰 몫을 차지한다.

거대 미디어를 통한 홍보보다 SNS를 통한 확산효과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것은 기업 홍보의 새로운 변화이다. BTS(방탄소년단)의 드라마틱한 성장 과정에 ‘아미’로 대표되는 강력한 소통 팬덤과 SNS를 통한 정보의 나비효과가 자리하고 있는 것은 상식으로 통한다.

실제로 글로벌 혁신기업에서도 ‘공감’은 주요한 화두로 떠오른다. 포천 500대 기업의 혁신을 다룬 '공감은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에서 보면, 공감할 줄 아는 기업은 고객을 훨씬 잘 이해해 니즈를 빠르고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고 제시한다.

기업들이 공감형 인재에 높은 점수를 주는 데는 미디어 환경변화 뿐만 아니라 기업 경쟁력과도 밀접하다. 조직에 공감을 통한 소통 문화가 자리 잡으면 근속연수가 높아지고, 이직률이 낮아지는 효과도 크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공감이 실제 업무능력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까?

하버드의대 헬렌 리스(Helen Riess) 교수 연구에 따르면, 공감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실제로 적절한 피드백을 주고받지 못한 관계에서는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반면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관계에서는 물론, 능력 부분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공감 능력은 혼자 힘으로는 절대 할 수 없지만, 서로에 대한 이해와 협력을 통해서는 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며, 그에 따른 성과를 만들어내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된다.

공감은 단순히 다른 대상이 느끼는 감정을 이해하고 아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느끼고 그 감정을 공유하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공감형 인재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진 흐름은 최근 몇 년 사이 급증하고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채용문화에서도 반영되고 있다.

국내에 AI 채용시장을 개척해 선도하고 있는 마이다스인 '역량검사'는 약 750개의 기업에 제공해 사용 중이며, 마이다스인의 HR솔루션은 약 2,000개사가 활용 중이다. 서울시가 만 15세부터 39세 청년에 무료로 제공하는 역량검사 체험프로그램에도 활용된다.

확산되고 있는 AI채용 트렌드에서도 구직자로부터 가장 중요하게 보는 역량은 '소프트 스킬'.직무 수행에 필요한 구성원 개개인의 성격이나 특성에 대한 이해, 소통 역량, 경청 등 타인과 상호작용을 잘 이끌어내는 '공감 능력'이 핵심으로 부각된다.

’공감 지능‘을 갖춘 기업 인재상의 변화는 20세기 외적 역량을 중시했던 사회에서, 21세기 내적 역량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