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창] 심완보 충청대 교수

Z세대는 1990년대 중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 태생으로 최초의 iPhone이 미국에서 2007년 출시되어 이들이 만 10세로 진입하여 스마트폰 네이티브가 되었다는 사건이 기준이 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iPhone이 2009년에 들어왔으니 미국과는 2년 정도의 시차가 난다고 볼 수 있다.

Z세대가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크지 않음에도 주목받는 이유는 이들이 소비 흐름을 창조하고 형성하여 이를 다시 이전 세대들에게 전달하는 중계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디지털 세계의 주도권을 쥐고 온라인상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며 협업하는 것에 익숙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Z세대만의 소비 흐름을 만들어 내고 확산하며, 이는 그들의 부모 세대의 소비 흐름으로까지 이어진다.

한 10년 차 직장인의 말에 의하면 최근 2년 새 회사의 조직문화가 상전벽해 됐다고 한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업무시간 외 취미 활동, 자기 계발 등에 대해선 누구도 간섭하지 않는다고 한다. 예전에는 회사나 선배들 눈치 보느라 자신의 의견을 주장할 수 없었는데, 지금은 20대 신입 후배들이 직장문화를 다 바꿔놨다고 한다.

최근 Z세대 연구 전문회사인 캐릿에서 Z세대의 특징 유형 16가지를 소개했다. 용어도 생소한데, 이 중 재미있는 몇 가지 특징만 소개해 보고자 한다.

첫째,  실패 줄임러. Z세대에게는 시간 낭비는 곧 실패를 의미한다. 시간 절약을 위해 예약 서비스나 입장 대기 서비스를 자주 이용한다. 또한 경험의 실패를 줄이기 위해 제품 구매전에 샘플을 사용해 보거나 대여 서비스를 이용해 미리 체험해봄으로써 소비에 대한 실패를 줄인다.

둘째, 마이크로 체커. 제품을 구매할 때 자신의 취향, 가치관에 맞추어 성분표, 제조사 등 세부 요소까지 꼼꼼히 따진다. 1020 소비자들은 기업이 주는 대로 정보를 받아들이지 않고 직접 타제품과 비교해 보고 성분을 분석하고 구매한다.

셋째, 또래 레퍼런스. Z세대는 롤모델로 유명인보다는 또래를 선택한다. 위대한 업적을 세운 사람보다는 자신도 따라 할 수 있을 정도의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사람을 삶의 레퍼런스로 삼는다.

넷째, 선﹡비﹡추. 상황에 따라 대면과 비대면 시스템을 선택적으로 이용하고 싶어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시스템이 눈에 띄게 발전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완화되면서 Z세대는 과도기인 이 시점에 비대면과 대면의 장점만 골라 똑똑하게 일상생활에 적용하고 있다.

다섯째, 테크 친(親). 이들은 AI와 채팅하는 사이트를 심심풀이부터 숙제도우미까지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AI, AR, NFT 같은 기술을 친숙하게 사용하는 Z세대는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의 누적 가입자 3억명 돌파도 가능케 했다. Z세대가 최우선으로 여기는 가치는 진정성이다.

예를 들면 보정한 사진을 올리는 건 괜찮지만, 이를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거짓말하면 분노한다. 또한 Z세대는 사소한 창작물이라도 인용할 때는 원작자를 밝히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자신들이 콘텐츠 소비자이면서 동시에 콘텐츠 크리에이터이기 때문이다.

우리 기성세대들은 Z세대를 ‘요즘 것들’이라고 비하하곤 한다. 하지만 이러한 특징들을 잘 이해한다면 그들이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왜 그렇게 반응해왔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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