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과수농가의 시름이 깊다. 잇단 악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과수농가에게 닥친 것은 헤어나오기 힘든 ‘3중고’다. 냉해에 화상병, 우박까지 겹쳐 과수농가는 휘청거린다.
첫 번째 악재는 지난 4월부터 시작된 냉해였다.
꽃이 필 무렵의 시기에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2~3도까지 떨어지는 이상저온 현상으로 충북 농가는 큰 피해를 입었다.
충북도가 집계한 냉해 피해 규모는 8785개 농가 3424.2㏊에 이른다.
특히 과수농가가 몰려 있는 지역에 집중됐는데, 영동군이 1379.7㏊, 충주시가 630.7㏊, 괴산군이 301.7㏊, 음성군이 296㏊ 면적의 피해를 입었다.
더욱이 3월 말~4월 초 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던 탓에 과수의 개화 시기가 평년보다 5~10일가량 빨랐는데, 갑자기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게 되면서 피해가 더욱 컸다고 한다.
두 번째 닥친 악재는 과수화상병이었다.
첫 과수화상병이 올 5월초 충주에서 발생했다.
사과나무와 배나무에 주로 발생하는 과수화상병은 치료제가 없는 세균성 전염병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최악의 경우엔 과수원을 폐원하고 과수를 모두 매몰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른다. 그런 까닭에 농가에 미치는 피해는 매우 크다.
과수화상병은 지난 5월 9일 처음으로 발생이 보고된 이후 6월 12일 현재까지 충북도내에서 충주 36곳, 괴산 7곳, 제천 4곳, 음성 3곳, 진천 2곳, 증평 1곳을 합쳐 53곳에서 확진 판정이 나왔다. 전체 피해 면적은 16.6㏊이다.
연이은 악재는 올해 과수 생산량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세 번째 농민의 시름을 깊게 한 것은 돌발성 우박이었다.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10~11일 도내 일부 지역에 지름 1~2㎝ 안팎의 우박이 갑작스럽게 쏟아지면서 540개 농가 302.6㏊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역별 피해 면적은 충주가 120㏊로 가장 많고 영동 106.2㏊, 괴산 32.2㏊, 음성 19.6㏊, 단양 17.2㏊, 제천 7.4㏊이다. 피해 농작물은 사과 114.9㏊, 복숭아 73.1㏊, 자두 10.1㏊, 포도 7.3㏊ 등 과수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갑자기 내린 우박으로 인해 어린 열매가 우수수 떨어지거나 멍이 들어 과수농가들은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더욱이 꽃눈을 맺는 이파리까지 잘려 나가는 바람에 내년 농사도 걱정이다.
한 해 수확은 농가의 생존과 직결된다.
가뜩이나 수입농산물로 자생력을 잃어가고 있는 농가들의 입장에서, ‘3중고’로 닥쳐온 악재는 설상가상이다. 지자체와 정부의 지원책이 절실한 이유다.
충북도는 피해 농가를 신속히 조사해 농업재해 복구비 등을 제때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냉해와 우박 피해 농가에는 피해 면적에 따라 재난지원금이, 과수화상병 피해 농가에는 증빙 절차를 거쳐 손실보상금이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농가별로 자체 가입한 농작물 재해보험은 지자체 조사와 별도로 농협 자체 조사를 통해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으나, 조건들이 까다로워 피해 보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도 피해 농가 생계안정과 영농활동 재개를 위한 농약대, 대파대 등 피해 복구비를 지급할 방침이다. 농가의 시름을 덜어줄 보다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