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칼럼] 김헌일 청주대 생활체육학과 교수

지역 발전 우선 과제! 청주국제공항이 20년 가까이 달고 다니는 수식어다.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19일 기획재정부를 방문해 주기장 확충과 국내선 확장·국제선 신축 등 여객터미널 확충, 활주로 연장 등을 요청했다. 그러나 충청권 전담 공항으로 전락해 축소 개장한 이후 충북과 청주가 15년이 넘도록 요구한 사안이다.

지난 20일 미래청원연구소 주최 포럼, 박성원 공항설계 전문 엔지니어와 공군전투비행사 출신 강태현 예비역 소령의 발언에 주목해 본다. 청주국제공항의 계류장·탑승교 개설과 여객터미널 확충 등에 관한 의견은 그동안 충북의 요청과 유사하다. 다만 활주로에 관한 내용은 이견이 있다. 

그동안 충북도는 2011년 활주로 확장 사업 타당성 조사 등을 근거하여 초대형 F급 (보잉747, 에어버스 380기종) 항공기 이착륙을 위해 3,200m 수준으로 활주로 확충을 요구했지만, 충북선, 기존 도로, 농수로 시설 등과 간접이 다수 발생하고, 막대한 비용 투자 대비 효율성이 떨어져 시설 개선 지연 사유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활주로 연장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 5가지를 들어 재검토 확인할 필요가 있다. 

첫째, 2021~2040년 보잉사와 에어버스사의 항공기 발주계획을 살펴보면 항공기 제작은 대부분 소형기 위주로 생산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둘째, 청주국제공항의 현실 가능한 취항 예상 국내·국제 노선은 싱가폴 발리 등을 포함하는 비행거리 5,000km 이내로 중소형 항공기로도 충분하다. 

셋째, 최근 개발된 B777, A350 등의 항공기도 3,000m까지 Displaced threshold(이설시단)을 설치한다면 이륙거리 확보 가능하며, B747 F 화물기의 경우 유상하중(Payload) 16톤 확보가 가능하여 다양한 경영 전략을 수행할 수 있다. 

넷째, 항공기 소재 및 엔진 기술의 발전에 따라 항속거리 및 연료 효율이 향상되어 각 항공사는 엔진효율과 경제성이 떨어지는 F급 항공기 운항 축소·중지 추세다. 

다섯째, 항공사와 파일럿 입장에서 사고 부담을 줄이기 위한 이착륙 첨단 시스템 운영을 더욱 요구한다.

이들 내용을 종합해 보면, 현 청주국제공항은 지금의 2,744m에서 이설시단 운영과 이착륙 등 공항 시스템 첨단화로도 인천, 가덕도 공항 등과 경쟁을 피하며 효율성 높은 국제공항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 따라서 중앙 정부를 설득하기 위한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오히려, 30년이 넘은 메인 활주로 포장을 개선하고, 계류장과 탑승교 인프라 개선에 중점을 두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다. 

더 시급한 문제는 공항 운영 노선과 슬롯 확보다. 경쟁 공항인 대구국제공항과 비교해, 국내선 위주 청주국제공항은 연간여객 수, 연간화물처리량 등에서 앞섰지만, 국제선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하다. 노선 부족 때문이다. 국제노선을 국내 3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더 시급하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공항청사 신·증축 등이 전제되어야 하며, 계속 지적되어온 슬롯 추가 확보도 꼭 필요하다.

슬롯과 관련하여, 충북도와 청주시의 대처가 아쉽다. 청주 군 공항의 전략적 중요성은 국방 최우선이다. 군과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군 공항 이전'은 비현실적이다. 슬롯 확대와 소음피해 최소화를 위해 민간 항공기, 친 주민 중심의 운영 정책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군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청주국제공항이 우리의 주요 자산이라는 점에 이견은 없을 것이다. 기술, 시대 변화가 반영된 관점에서 피해는 최소화, 가치는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공항 활성화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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