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광섭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대표이사

 

"4년 연속 경영평가 최고 등급 달성
 시민 신뢰받는 재단으로 나아갈 것"

문화도시 청주 향한 발자취
지역예술인 가치 확인 '피크닉 콘서트'
공간과 시민 잇는 '동부창고 페스타'
지속가능한 골목문화 '봄:중앙동화'

문화도시 4년차 미래 대비 필요
방향설정 점검·좌표 재설계 적기
지역 문화 기반 콘텐츠 발굴 박차

 

 

지난해 11월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의 새 대표이사에 처음으로 이 재단 출신인 변광섭씨가 임명됐다. 재단을 떠나있는 동안 문화기획자로 활동하기도 했던 그인 만큼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이후 다양한 기획 사업을 연이어 펼치고 있다. 취임 7개월 여가 지난 현재 변 대표이사가 바꾼 재단의 모습과 그의 활동,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취임 이후 반년이 지났는데 예전 재단에 근무했을 때와 비교해 재단이 가장 많이 바뀐 것은 무엇인가.

"사업의 양이 많아졌고 조직도 훨씬 커졌다. 예전에는 문화산업 및 콘텐츠, 그리고 공예비엔날레 중심의 사업이 진행됐다면 최근에는 문화예술 장르가 크게 확장되면서 문화도시 사업, 영상위원회 사업, 김수현드라마아트홀 사업, 시민 예술지원 사업 등이 많이 늘었다. 이 때문에 재단의 조직도 커졌는데 제가 마지막 근무했던 2017년에 비해 2배 이상 커졌다. 그만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이 청주의 문화산업 및 문화예술의 중심에 있다는 것이고 그 책무감이 작지 않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반년이 조금 넘는 기간 대비 많은 일을 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으며 잘 했다 싶은 것은 무엇인가.

"지난해 11월 1일 취임할 때 재단 직원과 시민 여러분께 약속드린 게 있다. 일하는 대표이사가 되겠다는 것이고 콘텐츠 중심의 재단을 키우겠다는 것이며 시민사회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이었다. 또한 문화제조창 일원을 명소화 하는데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실제 저의 모든 발걸음, 메시지, 사업의 내용은 이런 다짐에서 비롯됐고 모든 일들이 시도하길 잘 했다 여기는 기억들이다. 문화도시 기록문화 주간 사업의 일환으로 문화제조창 야외 광장에서 개최한 피크닉 콘서트를 비롯해 최근의 동부창고 페스타 '썸머 나이트', 매월 20일마다 진행하는 꿀단지 프로젝트는 문화제조창 일원이 대한민국 최고의 문화 명소로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또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진행하는 계절 별 원도심 축제 포문을 열었던  '봄: 중앙동화'는 중앙동의 역사 이래 가장 많은 시민이 함께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무엇보다도 청주의 문화 원형 및 문화 콘텐츠를 체계화하기 위한 일들을 전개하고 있는 이 또한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로 시민들께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다."


△이벤트성 행사가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이 있다.

"세상의 모든 문화는 눈으로 보고 몸으로 말하며 저마다의 방식으로 표현할 때 만들어지는 것이다. 다만 이벤트성·일회성 행사는 진정한 문화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저희 재단이 하는 모든 행사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피크닉 콘서트를 통해 지역 예술인의 가치를 만나고 문화제조창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도록 했으며 동부창고 페스타는 어린이 및 가족 단위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공간과 시민을 잇는 역할을 했다. 원도심 축제를 통해선 중앙동을 비롯한 원도심 작은 골목길의 공간·역사·문화를 엿보고 참여하며 지속 가능한 골목문화 환경을 만들고자 힘썼다. 이를 통해 시민이 공감하고 시민이 참여하며 시민이 함께 가꿔가는 문화도시 청주를 일구고자 하고 있다. 특히 청주의 역사·공간·사람 등의 가치를 발굴하고 특화하는데 더욱 힘쓰고 있기 때문에 머잖아 시민들이 체감하는 문화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금 일부의 부정적인 지적과 물음표도 자연스럽게 해소되리라 믿는다."

 

▲ 변 대표(왼쪽)가 충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 복구 지원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 변 대표(왼쪽)가 충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 복구 지원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청주의 법정 문화도시 사업은 시민들에게 판을 깔아주는 개념이라고 보는데 진정한 문화도시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지금은 단순 전문가의 시대가 아니라 지역을 잘 아는 전문가의 시대이다. 청주의 역사문화, 자연환경, 공간 등의 구조를 잘 이해하고 이를 문화로 특화하는 시대라는 것이다. 청주시는 법정문화도시로 선정되면서 다양한 사업을 펼쳐왔고 최근 3년 동안 2번이나 최우수 문화도시로 선정될 정도로 열심히 해왔다. 문제는 지금 청주시가 하고 있는 문화도시 사업의 방향이 옳으냐는 것이다. 저는 4년 차에 접어든 지금이야 말로 방향 설정을 점검하고 좌표를 다시 설계하기에 적기라고 생각한다. 단순 사업이 아니라 지역의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콘텐츠를 발굴하고 문화 자원화하며 시민사회에 스며들고 글로벌 환경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법정문화도시 기한이 5년이니까 오는 2024년까지는 정부 지원이 있겠지만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할 것인지 막막하고 대비가 필요한다. 그래서 제가 취임한 이후 문화도시 사업 역시 콘텐츠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지역의 자원을 지역의 시민이 힘을 모아 지역의 문화로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고 있다. 문화도시와 함께 성장하는 아이들, 문화도시로 더 큰 행복을 일구는 시민들, 문화도시의 가치를 세계와 미래로 확산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공예비엔날레가 5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어떻게 준비 중이며 어려움은 무엇인가.

"1999년부터 개최해 온 공예비엔날레가 벌써 13회째를 맞고 있다. 이 중 절반은 제가 총괄부장으로 일하기도 했으니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하고 또 애정이 깊다. 그렇지만 매회 할 때마다 힘들고 난관에 직면한다. 상설 조직이 아니다보니 비엔날레 준비가 연속되지 않기 때문이고 해마다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여야 하는 부담감 또한 크다. 특히 올해는 공예도시 청주의 위상을 확고히 다지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유네스코 창의도시(공예 분야)를 준비 중이고 공예학교 운영을 시작했으며 밤고개 공예공방거리와 연계해 대한민국 최고의 K-크라프트 허브로 키울 목표로 뛰고 있다. 또한 이번 공예비엔날레에 시민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열린 비엔날레' 프로젝트를 기획해 문화제조창 일원을 지구촌 공예 문화의 거대한 숲이 되도록 할 것이다. 크고 작은 어려움은 있겠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 묵묵히 우리의 할 일을 해 갈 것이고 50여 일 뒤 그 결과물을 시민 모두가 즐겨주시길 청한다."


△김영환 도지사·이범석 청주시장과의 관계는 어떤가.

"김 지사님과는 인수위원 활동을 하면서부터 충북을 문화의 바다, 예술의 바다를 만들자는데 공감하면서 다양한 정책을 제안하고 교류해 왔다. 레이크파크 르네상스의 밑그림을 그리기도 했기 때문에 김 지사님의 도정이 잘 펼쳐질 수 있도록 응원하고 있다. 청주문화재단이 시 출연기관이고 청주시민을 위해 일하는 곳이다 보니 이 시장님과는 문화예술과 관광 등 제 역할이 있는 분야에 관해 다양한 고민을 나누고 정책 제안에도 더 적극적으로 임하는 편이다. 특히 청주시가 꿀잼 도시로 도약하는데 저희 재단과 저 자신의 역할이 있다면 머뭇거리지 않고 적극 참여하는 중이다. 다행히 이 시장님 역시 제게 큰 믿음과  행정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제가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힘을 주고 계시다. 청주시와 충청북도라는 경계를 두지 않고 지역 발전을 위해 두 분이 이끌어가는 일이라면 미력하나마 최선을 다해 도우려 한다."


△앞으로의 재단 운영 방향은.

"거듭 말씀드리지만 취임 당시부터 일하는 대표이사가 되겠다 했고 시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재단이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이 약속을 지키는데 소홀함이 없도록 할 것이다. 일 잘하는 직원에겐 더 큰 용기와 격려를, 그렇지 않은 직원에게도 따뜻한 시선으로 임할 것이다. 무엇보다 청주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 도시로, 시민들은 지구촌을 무대로 마음껏 희망하는 문화 시민이 되도록 하는 데 힘쓸 것이다. 물론 그 과정 속에 혹여 매끄럽지 못 하거나 어려운 일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상처 없는 영광이 없듯 어떤 어려움도 딛고 일어날 것이고 우리 재단은 그만한 역량이 있는 곳이다. 최근 4년 연속 경영평가 최고 등급 달성으로도 증명했듯이 성과로 보여줄 것이며 그 성과가 우리 사회에 젖고, 스미고, 물들 수 있도록 하겠다. 재단 출신의 첫 대표이사이기 때문에 그 책무감이 막중하다. 저의 성공은 재단의 성공이고 청주시의 성공이기 때문에 작은 일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할 것이며 콘텐츠 중심의 재단이 되도록 힘쓰겠다."

/신홍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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