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와 한국교통대 통합 문제가 ‘암초’를 만났다. 해당 학교 학생들의 적극적인 반대 움직임이 그것이다. 이는 통합에 있어 매우 큰 ‘변수’다.
두 학교의 통합 논의는 오래 전부터 있었지만 양 측의 입장이 엇갈려 지지부진했었다.
그러던 것이 ‘글로컬대학 30 사업’을 기화로 급속도로 진척되는 듯 보였다.
‘글로컬대학 30 사업’은 교육부가 과감한 혁신을 통해 지역과 대학의 동반성장을 이끌 지방대학 30곳을 2026년까지 선정해 학교당 5년간 1000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충북대와 교통대는 양 학교의 통합을 전제로 이 사업을 공동신청해 지난 6월 예비 선정된 바 있다.
본심사까지 통과될 경우 양 대학은 한 단계 도약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사안을 우선순위에 두고 양 대학은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충북대는 지난 3일 ‘글로컬대학 30’ 예비선정 등에 대한 학생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설명회의 주된 내용은 글로컬대학 30으로 선정되기 위해 충북대와 교통대가 추진하고 있는 통합에 대한 로드맵에 대한 것이었다.
이날 설명회에는 고창섭 충북대 총장까지 나서 오는 10월로 예정된 글로컬대학 30 본심사 준비 계획 등을 전달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은 학생들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들은 양 대학의 통합을 전제로 한 글로컬대학 30 추진계획이 수립되는 과정에서 민주적이고 공개적인 의견수렴 과정 절차가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한다.
여기에 충북대 학생들은 통합을 추진하더라도 기존의 충북대 교명을 사용하되, 동일한 졸업장 발급 반대, 현 캠퍼스의 학과·학생 유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교통대 학생 측은 교명 변경과 졸업장에 통합 교명 기재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라는 바가 다르니 갈등이 확산될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이런 요구 사항들이 예견되지 않았던 것을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면 그에 대한 정답지를 미리 마련해 놓고 있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는 통합을 위한 학교 측의 준비가 부족했던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이렇듯 통합 반대 분위기가 일면서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힘의 결집이 이뤄지고 있다.
당장 온라인을 통해 ‘충북대 통합반대 학생연합’이 결성됐다. 이 단체에는 학생 50여명이 참여해 통합반대 활동에 나설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통합 반대 서명운동이 벌어져 학생 1000여 명이 참여했다고도 전해진다.
온라인을 통해 나오는 이야기는 ‘소통 부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학생 등 구성원과 협의 없이 대학의 운명을 좌우할 학교 통합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통합 추진이 민주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학생들이 본격적으로 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는 경고도 하고 있다.
충북대와 교통대의 통합과정에서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것이다.
힘들게 예비 선정된 노력이 다시금 수포로 돌아가지 않을까 우려되는 지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