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칼럼]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흉부외과 의사인 장동철 친구가 보내 준 글이다. 전공이 흉부외과여서 그런지 가슴을 열게 하는 말을 잘하는 친구이다. 이 친구가 얼마 전 보내 준 글이 있는데 혼자 읽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공유하고자 한다.
“절 기억하세요?”하며 한 젊은이가 한 노인을 만나 여쭤보았다. 노인이 “아니”라고 말하자 젊은이가 노인에게 자신이 노인의 학생이었다고 말했다. 선생님이 “무슨 일 하고 있지?” 라고 묻자 젊은이가 “저도 교사가 되었어요”라고 답했다.
노인이 “아하, 멋진데. 나처럼?”이라고 하자 젊은이가 “예. 근데 사실 제가 교사가 된 것은 선생님 때문이어요. 저도 선생님처럼 되고 싶었거든요”라고 말했다. 노인이 궁금해하며 언제 선생이 되기로 결심했는지 묻자 청년이 다음의 이야기를 했다.
“하루는 제 친구가 멋진 시계 새것을 가지고 학교에 왔는데 그 시계가 너무 갖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의 호주머니에 있던 그 시계를 제가 훔쳤어요. 잠시 후 시계가 없어진 것을 안 그 친구가 시계를 잃어버렸다고 선생님께 말씀드린 거여요. 그러자 선생님께서 교실에서 시계 잃어버린 학생이 있는데 훔친 사람은 부디 돌려주라고 말씀하셨어요. 저는 돌려주기 싫어서 가만있었어요. 그러자 선생님은 문을 닫으시고 우리 모두에게 일어서서 둥그렇게 서라고 하셨고, 우리 모두에게 시계를 찾을 때까지 눈을 감고 있으라고 하셨어요.
선생님은 시계만 찾을 것이라 하시면서. 우리 모두는 선생님 말씀대로 서서 눈을 감고 있었고, 선생님은 차례차례 주머니를 뒤져 보시다가 제 주머니에서 시계를 찾아서 그 시계를 꺼내셨는데 그래도 계속 나머지 학생들의 주머니를 뒤져 보셨어요. 모든 학생의 주머니를 다 뒤져보신 선생님은 ‘시계를 찾았으니 이제 눈을 떠라’고 하셨어요. 선생님은 누가 시계를 훔쳤는지 말씀하지 않으셨고, 제게도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어요.
그날 선생님은 저의 명예를 영원히 살려 주셨고, 제 인생에서 가장 수치스러웠던 날이 그 날이었어요. 바로 그날 저는 절대로 도둑이나 나쁜 짓 하는 사람이 되지 않겠다고 결심했어요. 선생님은 그 시계 사건에 대해선 한마디도 하지 않으셨고, 제게 한 마디 설교도 하지 않으셨어요. 저는 선생님이 무엇을 원하시는지 분명히 깨달았어요. 선생님께 감사드려요. 저는 진정한 교육자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았어요. 선생님, 제가 말씀드린 사건 기억하시나요?" 선생님이 말했다. “시계 사건? 기억하고말고. 내가 모든 학생들 주머니를 뒤졌던 것도 다 기억해. 하지만 네 생각은 안 나. 나도 눈을 감고 뒤졌거든.”
눈을 감고 시계를 찾은 스승의 깊고 참된 뜻이라니~~
요즘 정치 관련 뉴스를 보기 싫다. 서로가 도둑놈으로 밀어붙이는데 신바람이 났다. 이분들이 선생이 되셨다면 아마 눈 부릅뜨고 시계 훔친 학생을 찾았을 것이다. 이런 분들로 인해 전 국민의 97%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OECD국가 중 최고의 수치를 보이고 있다. 소아청소년과 의사는 줄고 있는데 신경정신과 의사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이런 문제의 중심에 우리네 정치인들이 서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것이 비단 나만의 생각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