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백주대낮에 서울의 중심지인 대치동 학원가에서 퐁당 마약 사건이 터졌다.재수하면서까지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재수생들과 더 좋은 대학에 입학하려는 젊은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마약을 탄 음료수를 제공하면서 이 음료를 마시면 기억력도 좋아지고 암기력도 좋아진다면서 피해자를 속여 마약을 마시게 한 것이다.

이렇게 마약을 먹인 다음 이 음료를 부모님과 상담하려 하니 부모님의 연락처를 묻고 결국 부모에게는 자식이 마약을 먹었다는 사실을 폭로하면서 협박해 최대 1억 원을 요구하며 금품을 갈취하려던 일명‘대치동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이다.

이 사건은 모든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대학 입시라는 절박함에 빠져 있는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약점을 파고 들어가는 수법으로 마약이라는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타인에게 몰래 마약을 투약하는 행위를 은어로 ‘퐁당마약’이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실제 마약범은 뒤에 숨어있고 아르바이트생을 통해 이런 짓을 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충격인데 실제로 받아 마신 사람들도 상당수 있었다는 점이다.

정말 머리가 좋아지는 음료인 줄 알고 받아 마신 음료수가 마약이었고 이들은 이 음료수 판매를 위해 상담이 필요하다면서 부모들의 연락처를 알려달라는 수법을 쓴 것이다. 결국 부모들에게 전화를 해서 자식들이 마약을 먹었다는 것을 협박하면서 돈을 갈취하기 위한 전략이었다는 것이다.

정말 상상도 못 했던 마약 사건이 그것도 서울의 한복판에서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 충격 그 자체다.

경찰청의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마약 사범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코로나 사태인 2019년부터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매년 1만 명이 넘고 있는 실정인데 10대와 20대 사범 증가율이 2016년 대비 2021년도에는 3배 가까이 늘어나고 있는 점이 더 큰 문제라는 것이다.

이젠 우리나라는 마약 청정국이 아니다. 어느 지역, 어느 산업에서나 마약이 등장하고 나도 언젠가는 마약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시 한번 모두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가 종사하고 있는 농업 현장도 마약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 통영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외국인 선원 등을 상대로 마약류를 공급‧판매한 협의로 베트남 국적의 불법 체류자 A씨 등 7명을 구속했다고 한다. 이들은 거처 없이 돌아다니면서 조선소나 양식장 등에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마약을 공급하고 있어서 통제와 검거가 어렵다는 점도 큰 문제라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3월에만 마약 수사에서 검거된 외국인 노동자들이 무려 67명이나 되는데 이들은 대부분 불법 체류자이면서 농촌이나 공장에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불법 체류자인 외국인 근로자들의 마약 상황이 심각한 것은 우리 농촌에도 많은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농촌의 고령화는 지속되고 있고 인력 문제는 더욱 심각해져만 가고 있어서 결국 외국인 노동자에 의존하는 비율이 차츰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이처럼 마약 사태가 벌어지면서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만약에 어느 농가에 숙박을 하면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마약을 가지고 들어왔다면 또 그 마약에 농장주에게 권하거나 먹이려 한다면 어떤 일이든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농촌지역에서 태국산 신종 마약으로 불리는 야바 (YABA)를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유통한 태국 국적 마약 사범이 검거된 일이 있다. 이들은 지난해 4월부터 9월 까지 태국 등 해외에서 국내로 밀반입된 시가 5억원 상당의 마약을 강원, 경기, 충북, 경북, 전남 등 전국의 농촌지역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판매했다가 들통이 난 것이다.

태국어로 ‘미친 약’이라고 부르는 야바는 필로폰 성분 (30%) 과 카페인(60%)를 혼합한 합성마약으로 투약하면 공격성이 커지고 정신 장애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가격이 1정당 3만~5만원 정도로 필로폰 보다 10배 가량 저렴하여 아무나 접근할 수 있는 가격이라는 점도 걱정이다.

현재까지 내국인이 야바를 투약한 사례는 없지만 국내에 거주 중인 외국인 불법 체류자들이 소유하고 있고 그들이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야바를 공급하기 때문에 우리 농업인들에게까지 확산할 위험성이 높다는 점을 유의하여야 한다.

이제 우리 농촌지역과 농업인도 마약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내 농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마약 사범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버려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마약이 사람도, 산업도, 장소도 가리지 않고 확산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와 늘 함께 일하고 식사하는 우리 농촌과 농업인들은 늘 경계하고 조심해야 한다.

우리와 함께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마약을 소지하고 투여 받고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건강한 농촌에 마약이 침투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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