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성면 등 위험지역 연락망 유지… 거동 불편 주민 업어서 대피 돕기도
'발전용→다목적' 괴산댐 용도 변경·관리기관 수자원공사로 전환 건의
재난지원금 지급·수해복구 지원 인력 누적 1만2124명·장비 968대 투입

송인헌 충북 괴산군수가 지난 14일 괴산댐 월류현장에서 현장점검에 나서고 있다.
송인헌 충북 괴산군수가 지난 14일 괴산댐 월류현장에서 현장점검에 나서고 있다.

△억수같이 쏟아진 비로 강·하천 수위 급 상승
 도무지 그칠 것 같지 않던 억수같이 쏟아지던 비였다. 지난 14일, 15일 무슨 큰일이 생겨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 엄청난 비가 쏟아졌다.
 괴산군은 40년 만의 괴산댐 월류에도 선제적인 준비와 기민한 대처로 대규모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괴산군에 따르면 지역 내 전역에 호우특보가 내린 지난 13일부터 엿새간 괴산에는 440㎜가 넘는 장맛비가 쏟아졌다.
 지난 16~18일 장맛비가 소강상태를 보였던 것을 감안하면 대부분 지난 13~15일 폭우가 쏟아졌다.
 특히 괴산에는 지난 15일 시간당 40~50㎜ 이상의 매우 강한 비를 퍼부으며 강과 하천의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며 최대 위기를 맞았다.
 괴산 달천강은 역대 최고 수위(8.29m)를 기록할 정도로 범람 직전이었고, 상류의 괴산댐은 담수 용량을 넘어서며 물이 넘치는 월류까지 발생했다.

충북 괴산군청 공우원들이 수해복구 현장에서 복구작업중이다. 
충북 괴산군청 공우원들이 수해복구 현장에서 복구작업중이다. 

△'언제든 대피 가능하도록' 선제적 계획 수립
 괴산군은 13일 호우 대처 상황 점검과 함께 상황판단회의를 실시하고 재난안전대책본부(본부장 송인헌)를 운영하며 호우에 대비했다.
 재난안전대책본부는 14일 오전 11시 20분 한강홍수통제소 괴산군 지점(목도교) 홍수주의보 알림, 12시 10분 호우경보가 발효되면서 비상2단계로 격상했다.
 이어 14일 오후 3시 50분 한강홍수통제소 괴산군 지점(목도교)이 홍수경보로 격상되면서 불정면 주민대피계획을 세우고, 위험지역 주민들과 연락망을 유지하며 재난에 대비했다.
 14일 오후 9시30분 괴산댐 이탄교와 목도교를 현장을 확인하고 송인헌 재난안전대책본부장 지시사항으로 비상3단계로 격상했다.
 15일 오전 3시경 괴산댐의 방류량이 증가하면서 괴산군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위험지역인 칠성면, 불정면, 감물면, 청천면, 괴산읍에 연락해 선제적으로 대피를 준비했다.
 비상근무 중이던 면사무소에서는 마을이장과 주민들에게 미리 연락해 언제든 마을 주민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
 15일 오전 3시 45분 한강홍수통제소에서 목도교 인근 주민대피 요청이 접수됐으며, 오전 4시 한강홍수통제소에서 대홍수 경보가 발령된 직후 괴산군 재난안전대책본부는 바로 대피령과 함께 긴급재난문자를 보내며 신속하게 주민 대피를 실시했다.
 오전 5시 전직원 비상소집 후 송인헌 재난안전대책본부장의 주재로 비상 회의를 열고 피해 현황 파악에 나섰으며, 오전 6시30분부터 9시22분까지 괴산댐 월류가 발생하며 8개 마을이 침수됐다.

중앙경찰학교생들이 충북 괴산군에 발생한 수해 현장에서 복구작업중이다.
중앙경찰학교생들이 충북 괴산군에 발생한 수해 현장에서 복구작업중이다.

△ 32개 마을 1250명 주민 대피… 큰 인명피해 막아
 괴산군의 선제적인 조치로 인해 신속하게 32개 마을, 1250명의 주민이 대피하며 대규모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그중 괴산댐에서 가장 인접한 칠성면 외사리는 괴산댐의 수위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한 15일 오전 3시경 칠성면사무소에서는 주민 대피방송을 실시했다.
 새벽 시간이라 주민들이 방송을 못 들었을 가능성을 우려한 신미선 칠성면장은 김효중 주무관, 한창수 주무관, 김문태 외사마을 이장과 함께 직접 집집마다 주민들을 깨우며 대피를 안내했다.
 이후 현장을 지휘하다 괴산댐 월류로 도로가 침수되며 15일 오후 2시까지 마을주민들과 대피소에 고립되기도 했다.
 비상 중이던 감물면도 신속하게 주민 대피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새벽 시간인 데다 그동안 수해로 큰 피해를 입은 적이 없어 신속한 대피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진우 감물면장과 연경모 주무관이 직접 원이담마을을 가가호호 방문하며 신속하게 대피를 안내했다.
 불정면 또한 이재경 불정면장과 황달성 부면장, 정삼헌 가호마을이장이 함께 침수 위험이 큰 가호마을, 가야마을을 방문해 신속하게 대피를 유도했다.
 특히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은 직접 차로 대피소로 이동시키며 안전하게 대피를 완료했으며, 손기철 청천면장, 이한영 주무관 역시 거동이 불편한 노인분들을 직접 업어서 대피를 도왔다.
 이외에도 많은 공무원들이 맡은 바 소임을 다하며 인명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했다.
 한 마을 주민은 "새벽시간 정신없는 상황 속에서도 괴산군 공무원들의 기민한 대처로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여기에는 각 기관들과의 유기적인 공조 또한 한몫을 했다. 괴산수력발전소에서는 정확한 판단과 신속한 정보 전파로 괴산군의 대응을 유도했고, 괴산경찰서와 자율방범대에서 도로를 통제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송인헌 충북 괴산군수가 20일 감물면 이담리 수해복구현장을 방문해 점검에 나섰다.
송인헌 충북 괴산군수가 20일 감물면 이담리 수해복구현장을 방문해 점검에 나섰다.

△ 일상회복 위한 발 빠른 복구 활동
 이번 수해로 25일 기준 괴산군에서는 2명의 사망자 등 모두 3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공공시설 315건, 사유시설 1987건 등 모두 471억5600만원의 재산피해를 입었으며, 임시대피소에 53가구, 104명이 대피했다.
 호우 피해 이후 괴산군은 복구에도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우선 행정안전부로부터 19일 집중호우 피해 지역 사전조사 결과를 토대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됐으며, 괴산군이 포함됐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지자체는 복구비 중 지방비 부담액의 일부를 국비로 추가 지원받아 재정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
 아울러 피해 주민에 대해서는 재난지원금 지원과 함께 국세·지방세 납부예외, 공공요금 감면 등 간접적인 혜택이 추가로 지원된다.
 또 매일같이 호우피해 대처상황 보고회를 개최해 피해상황과 복구상황을 전달 받는 등 수해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송인헌 충북 괴산군수가 지나 15일 댐 주변 임시대피소 현장점검에 나섰다.
송인헌 충북 괴산군수가 지나 15일 댐 주변 임시대피소 현장점검에 나섰다.

△ 철저한 피해조사·재발방지 대책 수립
 매일같이 들어오는 자원봉사자들과 구호물품들은 수해복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25일까지 수해복구 지원 인력에 누적 인원 1만2124명, 장비로는 굴삭기, 덤프트럭 등 누적 968대가 투입되며 수해 복구에 전념하고 있으며, 56개 단체에서 피해 주민을 위한 물품 후원이 이어지며 큰 위로가 되고 있다.
 괴산군은 단 1건의 피해라도 조사에서 누락돼 보상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피해조사에 철저를 기할 예정이며, 일상으로의 조속한 복귀를 위해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재발 방지를 위해 괴산군은 수해의 원인을 대부분 제공했던 괴산댐을 발전용 댐보다 수위 조절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다목적 댐으로 변경하고, 관리기관을 한국수력원자력이 아닌 수자원공사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건의할 예정이다.
 송인헌 군수는 "수해 피해를 입으신 군민 여러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피해복구를 위해 노력해 주시는 자원봉사자와 후원자분들께 감사하다"라며 "괴산군에서는 조속히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피해조사 및 보상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괴산=곽승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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