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새 5년차 미만 28명 사직
9급 임용시험 응시율도 낮아져
악성 민원·박봉‧과도한 업무 탓
노조 “보수체계의 현실화 필요”

▲ 충북 옥천군청사 전경.
▲ 충북 옥천군청사 전경.

 

충북 옥천군 새내기 공무원들이 공직사회를 떠나고 있다.

군에 따르면 공직사회에 발을 들인 지 5년도 채 되지 않아 퇴사하는 이른바 ‘조기 퇴직 공직자’가 2020년 9명, 2021년 7명, 2022년 12명으로 집계됐다.

매년 평균 9.3명이 공무원을 포기하는 셈이다.

워라밸을 중시하는 MZ세대가 낮은 임금과 악성 민원, 과도한 업무 등으로 공직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신의 직장’이라 불리던 공무원 인기도 옛말이 됐다.

낮은 인기도 때문에 공무원 응시율 또한 매년 낮아지고 있다.

옥천군 지방공무원 9급 임용시험 지원자 수는 2021년 9165명에서 2022년 7155명, 2023년 5167명으로 2년 만에 43.6% 감소했다.

경쟁률은 선발인원이 줄어들면서 2021년 8.1대 1, 2022년 9.1대 1, 2023년 12대 1로 올라갔다.

올해가 시작된 지 8개월 만에 직원 7명이 의원면직하면서 공직사회의 위기감도 심화되고 있다.

퇴직 이후 연금 불안전성 등 젊은 공무원들의 공직사회 이탈은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공직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무원 노조 관계자는 “연금 체계 개편이 공무원 사기 저하의 커다란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보수체계의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옥천군은 폐쇄적인 공무원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같은 조직 문화로 인해 '공직사회'를 떠나는 MZ 공무원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군은 지난 7월 창의적 업무 추진과 조직문화 혁신을 위해 '혁신 주니어보드'를 출범했다.

MZ세대 공무원으로부터 시작하는 상향식 혁신을 꾀하기 위해서다.

주니어보드는 1987년 이후 출생한 MZ세대 직원 25명이 모인 협의체다.

이들은 2개월 단위로 정례회의를 열고 일하는 방식과 조직문화 개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5명씩 5개 팀으로 나눠 자유토론, 군수와 대화 등도 진행한다.

이들은 연말까지 수시·정기모임을 통해 조직문화 혁신과 일하는 방식 개선, 복무환경(워라밸) 변화 등을 모색하고 군정 전반에 관한 참신하고 다양한 의견을 제시한다.

각 부서장은 담당 업무에 대한 안건이 제시되면 수용 여부 등 답변을 해야 한다.

젊은 세대 공무원들이 일하고 싶은 공직사회를 만들기 위해 근무 여건 개선에도 나섰다.

재직기간 5년 이상 10년 미만 공무원에게 장기재직휴가 5일을 부여하는 ‘공무원 복무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통과돼 지난 7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군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만 직원 간 소통을 강화해 업무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옥천=이능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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