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칼럼] 윤명혁 S&T농업비즈니스컨설팅 대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온통 기상 재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년도 봄부터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앨버타주, 서스캐처원주일대에서 산발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한 산불은 6월에 이르러서는 퀘백주와 노바스코샤주를 포함한 캐나다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산불로 인한 연기와 그을음, 먼지가 국경을 넘어 남하하여 워싱턴 DC와 뉴욕시를 포함한 미국 동부 일대의 대기를 오염시켰다. 캐나다 당국은 이 산불이 캐나다 역사상 가장 심각한 산불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호주에서도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61건의 산불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 중 13건은 통제가 안 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와는 정반대로 리비아에서는 폭우와 홍수가 겹치면서 엄청난 재산피해는 물론 1만여 명이 넘는 인명피해까지 나는 심각한 기상재해를 직면하고 있다. 가뭄, 지진, 폭설, 폭우 등 기상재해는 매일같이 뉴스를 장식하는 일상이 되어버린 것인데 금년 여름 우리나라의 기상청도 역사상 처음으로 극한 호우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을 보면 기상은 이젠 인간이 극복할 수 없는 한계점에 도달한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할 정도로 심각한 지경에 이른 것이다.
봄이 일찍 오면서 매년 연례행사로 찾아오는 봄철 저온피해는 과수 농사를 망치게 하고 4~5월에 어김없이 내리는 우박은 피땀 흘려 가꾸어 놓은 농장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고 있으니 기상에 의한 우리 농업의 피해는 해를 거듭할수록 눈덩이처럼 커져만 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오죽하면 유엔사무총장이 연설에서 이젠 지구 온난화 시대는 끝나고 지구가 펄펄 끓는 시대가 도래되었다고 말하였을까? 지구의 어느 나라든 이젠 기상재해에서 안전한 나라는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이를 빨리 잡아가지 못한다면 지구는 종말을 맞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설명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기상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산업은 바로 농업일 것이다. 모든 산업 중에 유일하게 살아있는 생명체를 다루는 농업이기에 살아있는 식물과 동물은 생육하기 위해서는 좋은 물이 필요하고 적당한 공기와 빛을 필요로 한다. 그러기 때문에 기상이 나빠지고 더욱 악화된다면 농업의 생산성은 떨어지고 수요와 공급의 균등 분배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인도와 동유럽에 가뭄이 지속되고 콘벨트라 칭하는 미국의 중서부지역에 걸쳐있는 곡창지대에서는 전 세계 옥수수 생산량의 36%, 수출량의 44%를 차지하는 세계 최고 옥수수 생산지역인데 이곳 역시 가뭄 등의 재해가 계속되면서 국제 곡물 가격 형성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인데 처서(處暑)가 지나면 날씨가 맑으면서 하늘이 파랗고 말이 살찐다는 가을로 접어들어 과실이 잘 익고 곡식이 잘 여무는 가상 조건이 되어야 하는데 최근 3년 동안 처서가 지난 후에 호우경보가 발령되고 100mm가 넘는 양의 비가 내리면서 상추 등의 채소가격이 급등하는 등 물가 관리를 어렵게 하는 경우가 발생한 것이다.
이렇다 보니 우리들의 중요한 먹거리인 농산물 수급 문제가 들쑥날쑥하면서 농업인과 소비자 모두가 피해를 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기상이 좋아서 생산량이 넘칠 때는 농산물을 생산도 못하고 폐기해야 하는가 하면 장마나 가뭄 등의 기상재해가 생기면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상승하여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대두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기상문제를 걱정하지 않고 농사짓는 방법은 없을까? 그 해결책이 바로 스마트 팜인 것이다. 비닐하우스나 유리온실 안에서 외부의 기상과는 전혀 관계없이 온‧습도를 제어하고 필요한 양분과 수분을 적기에 공급하는 자동시설을 갖추어서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최고 품질의 채소를 생산하는 시설을 말하는 것이다.
시설 하우스나 유리온실뿐만 아니라 축사나 밭작물에서도 스마트 팜을 통해 자동으로 사료를 공급하고 내부환경을 제어해주는 시설들이 있기에 우리 먹거리의 안정된 공급체계를 구축하게 된다면 농업인과 소비자가 모두 윈윈하는 농업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정부가 들어서면서 스마트 팜을 주요 시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충청북도 역시 스마트 팜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면서 청년 농업인을 중심으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속화되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상재해는 이제는 인간이 극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이로 인해 직접 피해를 보고 있는 우리 농업은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스마트 팜을 보급하고 확산하는 정책이야말로 기상재해의 돌파구를 찾는 것은 최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시작한 스마트 팜 육성 사업은 이젠 시범사업이 아닌 실제로 농업인들에게 혜택으로 주는 사업으로 변모해 가면서 농업인에게는 소득 증대를, 도시민에게는 안정적인 먹거리 공급을 도모하기 위한 적극적인 드라이브가 필요한 시점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