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파병을 눈앞에 둔 해병대 수색대원 태훈(정석원). 어느 날 친구 오탁(이도현)이 찾아와 태훈의 여동생 보라(이나리)가 인터넷 성인방송 예고편에 여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보라와 연락이 두절 된 태훈은 휴가를 내 오탁, 보라의 동료 세연(전세홍)과 함께 경찰서를 향하지만 경찰은 늘 그렇듯 서두를 것 없다는 입장. 애가 탄 태훈은 직접 인터넷 방송국을 찾아나서고, 보라의 실종사건이 조직폭력배와 연루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특공무술로 단련된 태훈은 분노하고, 압도적인 무술실력으로 조직원들을 하나하나 제압해 나가며 점점 혈귀(血鬼)로 변해간다.

저예산 독립영화 '짐승'은 납치된 가족을 구하러 가는 뛰어난 무술실력의 소유자가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테이큰'(2008)을, 빠르고 감각적인 액션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원빈 주연의 '아저씨'(2010)의 영향권 안에 있다.

기존 영화를 답습한다는 점에서 새로울 것이 없지만 순제작비 8천만원의 저예산으로 제작됐음을 고려하면 액션 장면이나 이야기의 흐름은 상업영화 못지않은 수준을 보여준다. 영화는 상영시간 93분간 익숙한 이야기와 감각적인 액션으로 채워진다.

영화의 장점은 절도있게 끊어지는 액션이다. 배우들과 감독은 3개월간 합을 맞출 정도로 정성을 쏟았다고 한다. 특히 백지영의 남자친구로 알려진 정석원의 액션연기는 호쾌하고 빠르며 힘이 느껴진다. 카메라는 요란하게 움직이지만 혼란스럽진 않다. 이야기는 '테이큰' 등 상업영화를 본 관객들이라면 예측 가능하다. 반전 등의 묘미 없이 예상대로 흘러간다.

배우들의 연기는 조금 아쉽다. 정석원은 액션에서 상당한 역량을 선보이지만 극 연기는 좀 더 경험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또한 보여준다. 또 다른 주인공 격인 세연의 연기도 힘이 빠져 보인다. 반면 악역 등 조연들의 연기는 대체로 탄탄하다.

'스승의 은혜'(2006)와 '호로비츠를 위하여'(2006)의 연출부에 있었던 황유식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7월28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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