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이장 227명 중 9명 차지
男보다 꼼꼼·주민 화합 이끌어
특유 섬세함으로 대소사 ‘척척’
충북 옥천지역 인구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여성 이장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8일 옥천군에 따르면 227명의 전체 마을 이장 중 4% 가까운 9명이 여성 이장이다.
농촌지역에 아직도 유교적 사고와 관습이 남아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치다.
읍‧면별로 보면 옥천읍‧청산면 각 3명, 동이면‧이원면‧군북면 각 1명이다.
또 연령별로는 40대 1명, 50대 2명, 60대 5명, 70대 1명으로 연령대가 낮은 편이다.
남성 이장이 60대 후반 연령대가 대부분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들 중 일부는 2대 1 이상 경쟁률 속에 선거전을 치렀고, 마을이 생긴 이래 처음이라는 수식어를 장식하며 당선됐다.
여성 이장이 인기를 끄는 데는 종전보다 역할이 강화되고 처우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현재 이장은 한 달 30만원의 수당과 200%의 명절 상여금이 나오고, 회의 때마다 2만 원(월 2회 회의)의 수당을 받는다.
대학생 자녀가 있으면 장학금으로 최대 150만원 지급되고 사고를 당하면 최고 1억1000만원까지 지급받는 상해보험에도 무료 가입된다.
게다가 지방자치가 자리 잡으면서 민원을 우선시하는 풍조가 대세를 이루면서 주민 대표인 이장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도 한 요인이 된다.
여성 이장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역 내 최연소 여성 이장인 청산면 덕곡리 이유이 이장(40)은 “마을 주민의 추천으로 처음으로 이장을 맡아 생소한 면이 있지만 이웃분들이 많이 도와줘 큰 어려움 없이 업무를 보고 있다”며 “정부 등 행정당국의 혜택이 있으면 꼼꼼하게 찾아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장수 여성 이장은 김효숙 옥천읍 문정4리 이장(65)이다.
김 이장은 20년 동안 마을 발전과 주민 화합을 위해 온갖 궂은일을 앞장서서 해결하며 마을의 맏며느리로 불린다.
그는 “마을 주민들을 위해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면서 “젊은 사람들이 자리를 맡아 마을이 더 발전했으면 좋겠지만 후임자 찾기가 힘들다”고 했다.
여성 이장은 남성보다 일을 상대적으로 꼼꼼히 처리하고 마을 대소사에도 사정이 밝아 행정기관에서도 반기는 분위기다.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과 섬세함으로 주민과의 소통과 화합을 이끌어내는 것은 물론 각종 민원 처리 등 남성 못지않은 마을 행정 능력을 인정받고 있어서다.
군 관계자는 “여성 이장들은 섬세하고 책임감이 강해 업무 협조가 잘 이뤄지고 있다”며 “대부분 부녀회 활동 경험을 갖고 있어 마을 대소사 등 궂은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옥천=이능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