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헌일 청주대 교수

[충청칼럼] 김헌일 청주대 생활체육학과 교수

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둔 1987년 12월, 청주 남이에서 경기도 하남까지 새로운 고속도로를 개통하였다. 중부고속도로다. 중부고속도로를 만난 오창은 1990년대 1산단 개발을 시작으로 2산단까지 개발되며, LG 엔솔, 에코프로, 셀트리온 등 대한민국 최고 기업들이 자리를 잡았다. 서청주IC 나들목에는 SK하이닉스가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오창IC와 서청주IC 주변지역을 중심으로 경제가 급속히 성장하고 있으며, 86만 인구의 대도시가 되었다. 특히 주목해야만 하는 것은 중부고속도로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 국가성장 핵심 미래 첨단산업 분야라는 점이다.

그러나 중부고속도로 주변을 가보면 전혀 다른 세상이 보인다. 오창 행정복지센터와 오창초등학교가 위치한 원도심은 남쪽 청주 도심 방향으로 커다란 토성에 갇힌 듯 단절된 장벽을 만난다. 오창 도심이 청주와 단절된 느낌이다. 2산단 주거 지역도 마찬가지다. 지역 아이들은 오창중학교와 오창고등학교를 가기 위해 1m도 안 되는 폭의 위험한 굴다리 아래를 통과해야만 한다. 중부고속도로와 미호강에 끼인 학소리와 유리는 그야말로 섬이 되었다.

모정리, 일신리, 여천리도 마찬가지다. 중신리, 신평리, 탑리도 중부고속도로와 오창대로, 미호강에 둘러싸여 고립되었다. 도심, 고속도로와 인접해있어 오창 평야로 비옥했던 농촌 마을 가옥 사이사이로는 공장이 마구잡이로 자리 잡았다. 화물차가 마을 좁은 골목길, 농로를 위험하게 통행한다. 어르신과 아이들 옆을 지난다. 낮에도 어두컴컴한 고속도로 하상 통행로 주변은 우범지대다.

국내 최고의 성장세를 일구고 있는 오창 1, 2 산업단지는 목령산과 중부고속도로에 갇혀 더는 성장할 공간이 없다. 비옥하고 넓은 오창 평야 일대 토지 활용을 이제부터라도 효율화할 필요가 있다.

산재한 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 장, 비장의 카드로 중부고속도로 이전 재건설을 생각해본다. 증평IC 지점부터 남서쪽 서청주IC 방향 신평리를 지나 남촌들 앞 미호강을 건너기 전 다리까지 약 14km 구간을, 서울 올림픽대로처럼, 미호강변을 따라, 강 위에 새롭게, 이전 건설하는 방안이다. 단절된 지역을 회복하고, 농지와 산업지, 주거지를 명확하게 구분하여 미래지향적으로 계획 발전시킬 수 있다.

개발하기에 따라 용도별 가용 토지 규모가 효율적으로 향상될 수 있어 경제적 가치 상승으로 이어진다. 무엇보다 오창 원도심과 산업단지가 미래형 산업도시에 적합하도록 효율적 확장 개발을 할 수 있다.

 

이전이 이루어지면, 청주국제공항은 중부고속도로와 1km 내외에 근접할 수 있다. 오창IC 가 미호강변 공항대로 상에 만들어지면 청주시 역시 중부고속도로와 2km 정도 가까워진다. 상대적으로 서오창IC의 활용도 또한 높아진다. 새롭게 건설 예정인 민자고속도로 오창-영동고속도로 증평IC 부근 공사, 옥산-오창 고속도로의 청주국제공항 연장 구간과 맞물려 동시에 추진된다면, 미호강 하천 정비 사업과 동시에 추진된다면, 경제적 개발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청주는 대한민국의 성장의 중심이 되어 가고 있다. 행복한 도시, 미래가 있는 첨단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복잡하고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지금껏 당연시 여겼던 중부고속도로를 고스란히 들어 올려 강변으로 옮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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