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예진 관광과 수습사무관
지난 11월 1일 충북도는 성차별과 편견 없는 직장을 조성하기 위하여 10개 실천과제를 선정하고 그 의지를 다졌다. 그런데 실천 과제의 내용을 살펴보면 기본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필자는 이것이 충북도의 의지를 표현함과 동시에 도 차원의 노력에도 아직까지 개선점이 남아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에 본문에서 충북도의 양성평등 조직문화 현황을 살펴보고 문화정착의 열쇠가 무엇인지 말하고자 한다.
충북도의 양성평등 수준을 살펴보면 타 지자체에 비해 선진적이라 보기는 어렵다. '2022년 지역성평등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중 충북도는 상위·중상위·중하위·하위 4단계 중 중하위를 기록했다. 공직사회 측면에서 바라보면, 5급 이상 공무원 성비(36.0점, 11위)와 광역 및 기초지자체 의원의 성비(26.6점, 11위)를 볼 때 양성평등 차원의 인사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일·가정 양립과 관련이 있는 지표인 가족 분야의 경우 종합순위 4위라는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가사노동시간 성비(35.3점, 9위)와 육아휴직자 성비(35.7점, 7위)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일·가정양립정책 활용자의 성비 불균형 문제가 남아있다.
충북도 공직사회가 양성평등의 모범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제도변화와 문화정착이 병행되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흙이라도 나무를 갑자기 심어버리면 그대로 시들 수 있다. 반대로 좋은 나무라도 토양이 맞지 않으면 뿌리부터 서서히 죽어버린다. 양성평등 조직문화가 자리잡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충북도의 현 상황은 좋은 나무를 옮겨심기 전 뿌리돌림을 한 상태이다. 제도적 차원에서 충북도는 보직할당제와 승진할당제를 시행하여 5급 이상 관리직 여성공무원 비율과 주무부서 내 여성 비율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여 2022년 기준 전국 16개 시·도 중 충북도 지방공무원 육아휴직 사용률은 6위(31.0%),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은 1위(19.7%)를 달성했다.
향후 충북도는 조직 내 양성평등을 공고히 하기 위해 문화 정착에 집중해야 한다. 특히 지금까지는 표면적 편견을 해결하는데 주력했지만, 앞으로는 무의식적인 고정관념 개선에도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무의식적 편견은 의도가 없어 인식하기 어렵기에 치열한 자기성찰과 조직 내 양성평등 가치관 공유가 필수적이다. 실천 결의문에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 버리기'가 명시되어 있는 까닭도 개인의 노력과 성찰을 촉구하는데 있다고 볼 수 있다.
충북도는 이러한 개인의 노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교육을 내실화하고 조직 내 가치 관련 갈등을 조정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물론 도는 이미 필요성을 인지하고 예술·영화 등 다양한 컨텐츠 접목함으로서 교육 참여를 제고하고자 노력 중이다. 이에 필자는 앞으로 기존 교육의 내용과 방식을 다각화하고, 현장문제를 발굴·개선할 수 있도록 실무자 참여형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는 등 추진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직자 개인의 참여와 공직사회의 연대로 문화가 자리잡아야 비로소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다. 필자 역시 결의대회의 목표처럼 양성평등 문화가 정착하여 기존에 있던 제도가 빛을 발하고, 이를 통해 충북도가 궁극적으로 '함께 일하기 좋은' 직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