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등 이유로 막다가
본보 보도 후 방침 바꿔
홍보용 'MD 상품' 등도
기준 확정 후 내년 시행

청주예술의전당.
청주예술의전당.

속보=공연장에서의 연주자 CD 판매를 막아오던 청주예술의전당(청주예당)이 2024년부터 이를 허용하기로 했다.<10월 24일자 1면>

충북 청주시 관계자에 따르면 청주예당은 민원 등을 이유로 들어 음반 판매를 못 하게 하다가 최근 내부적으로 이같이 방침을 정했다.

청주예당 관계자는 "음반 등을 왜 판매할 수 없느냐는 민원 역시 꾸준히 제기돼 왔던 데다 연주자의 사인 CD도 팔지 못 하게 함은 지역 문화예술 공연장의 중심인 청주예술의전당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판단에 판매를 허가하기로 했다"며 "지난 10월 말 업무 보고 때 결정했다"고 전했다.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청주예당이 판매를 허용하는 대상은 클래식 연주 등에서 파생되는 CD 등을 비롯해 공연·콘서트 등의 홍보용 MD 상품(이른바 굿즈), 캐릭터·로고·내용 등이 담긴 노트나 프로그램 북 등이다.

대중 가수 콘서트가 열릴 경우 응원봉이나 포토 카드 등도 포함될 전망이다.

단, 꽃다발이나 공연과 직접 관련이 없는 판촉 등은 해당되지 않는다.

청주예당은 대관 신청 접수 시 사전 협의를 통해 판매 물품 리스트와 실물 사진도 받아 대상 여부를 체크할 계획이다.

현재 다른 지자체의 현황을 조사 중인 청주예당은 공연 관련 상품 기준을 명확히 하고 홍보를 진행한 뒤 내년 초쯤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앞서 지난 10월 29일 청주예당 대공연장에서는 '쇼팽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김정원의 전국 투어 리사이틀 'Last Chopin'이 열렸다.

쇼팽이 세상을 떠나기 전 4년 동안 남긴 녹턴, 바르카롤, 왈츠, 마주르카를 모은 동명의 새 앨범 '라스트 쇼팽'을 발매하며 진행한 무대다.

당초 기획사는 5개 광역시에서만 공연을 하려 했으나 김정원이 대전 대신 청주를 택해 마련된 공연이었다.

그런데 이 전국 투어 리사이틀에는 CD 구매 시 김정원이 친필 사인을 해주는 연주자 사인회가 포함돼 있었으나 청주예당만 허가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 촌스러운 운영을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청주예당은 △공연장에서 CD를 팔면 질서 유지가 안 되다는 등의 민원 △굿즈에 품질이 낮은 중국산 포함 △어떤 장르든 다 같은 판매로 봐야 함 등을 이유로 들었으나 공연계에서는 "클래식 공연의 음반과 어린이 대상 공연 굿즈를 동일선상에서 본다는 건 정말 어이 없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신홍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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