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향인과 도민이 하나 돼 충북을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만듭시다"
"충북도민회중앙회 가입 회원 올해 말 60만명 돌파"

 김정구 충북도민회중앙회장은 늘 충청인의 위상을 어떻게 하면 더 높일 수 있을지 고민하는 사람이다. 충북 지역 또는 충북 출신의 그 누구보다도 깊은 고향 사랑의 마음을 항상 간직하고 실천하는 사람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충북 괴산 출신으로 청주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를 졸업한 그는 오랫동안 괴산군민회장과 충북도민회중앙회 수석부회장으로 일하면서 개인재산을 털어 도민회 살림을 꾸려왔다. 고향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어디든, 누구든 가리지 않고 찾아다니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2019년 4월 전임 회장의 타계로 회장에 선출된 그는 재선돼 2기째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최근 중앙회에서 직접 관리하는 회원이 60만명을 돌파할 수 있었던 것은 김 회장의 넓은 인맥과 역동적인 활동 덕분이다. 60만명은 한국의 대표적인 출향민 단체로 꼽히는 호남향우회를 크게 추월한 것이다.
 서울 금천구에 지난해 새로 마련한 충북도민회중앙회 건물 사무실에서 김 회장을 만나 그간의 활동 내용과 내년 계획을 들어봤다. <편집자>

 △충북도민회가 올해 벌인 대표적인 사업은 무엇인가.
 "충북도민회는 올해 500~3000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만 열 번이나 개최했다. 대표적으로 1월에 개최한 신년교례회를 시작으로 충북인 한마음 대잔치, 충북도지사초청 도정설명회, 중부내륙지원법제정 촉구대회, 영동 출신 가수 양지원콘서트, 고향 방문 행사(충북대 개신 문화관), 국가균형발전토론회, 임원 1박 2일 연수, 충북 청주 FC 격려를 위한 청주종합운동장 방문 행사, 고향사랑기부제 동참하기 결의대회 등이다. 올해는 모든 행사가 회원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큰 성공을 거뒀다."
 
 △충북도민회 가입 회원은 몇 명인가.
 "충북도민회가 산하 기구로 전국의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에 결성하고 있는 광역시·도지부와 시·군·구지회가 현재까지 93개 지역에서 완료됐다. 이에 따라 내년에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던 60만명 회원 확보를 올해 12월에 이뤄냈다. 회원들이 신입회원 추천하기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호응해준 결과라고 생각한다."
 
 △충북도민과 출향인들이 충북의 위상 제고를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충북도민회중앙회장에 취임한 이후 충북이 대한민국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충청인들은 정치, 경제, 사회적인 이슈가 있을 때 기세 싸움에서 영호남에 밀리는 경향이 있다. 정부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충청권의 여론은 파괴력을 크게 발휘하지 못한다. 과거에는 경상도나 전라도가 인구수를 배경으로 국정을 양분했지만, 지금은 충청의 인구가 호남을 추월했으며 행정수도도 충청도에 있고, 특히 충북은 첨단산업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수년 내에 교통·물류의 중심지도 충북으로 바뀔 것이 확실하다. 이런 흐름에 맞춰 이제부터는 충북인들이 대한민국의 중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렇게 된다면 대한민국의 고질병인 영·호남의 지역감정도 자동으로 해소될 것이다."
 
 △충청북도가 대한민국의 중심이 되어 여론을 이끌고, 국가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역이 될 수 있다고 보는지.
 "'충북도가 대한민국의 중심이 되기엔 너무 규모가 작지 않으냐'라고 묻는 사람들도 있다. 서울이 17개 광역시도 중에서 면적이 제일 넓어서 대한민국을 주도하는 것이 아니듯, 첨단산업 시대인 지금은 면적으로 지역 세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

 △충청권이 다른 지역에 비해 결속력이 약하다는 평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대한민국에서 변방 취급을 당하던 충북이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자리 잡으려면 충북의 발전을 위한 문제만큼은 정파나 이념을 초월해서 모든 충북인이 똘똘 뭉쳐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영원히 영호남 중심의 국가로 고착된다. 지난 8월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한 잼버리대회에서 집행위원장을 맡아 잼버리대회를 총괄 지휘했던 김관영 전북도지사에 대한 책임론이 전국에서 들끓었을 때 전북도민들은 정파와 관계없이 뭉쳐서 엄호했다. 전북인들의 위세에 눌린 정부와 여당은 전북도지사 책임론을 슬그머니 철회했다. 당시 전북도지사를 지키려는 전북도민들의 대처는 우리 충북인들도 깊이 새겨봐야 할 대목이다."
 
 △정치권과 지역발전은 깊은 함수관계가 있는데, 충청권 유권자들의 투표 행태는 좀 수동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그 원인과 지향해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충청인들은 정치적인 사안이 있을 때 어느 한쪽으로 자기 의사 표현을 명확히 하지 않고 중립지대인 것처럼 자신을 포장한다. 선거철에 시행하는 여론조사를 할 때 제일 애를 먹는 곳이 충북이라고 합니다. 즉 충청인들은 양쪽 눈치를 보느라고 자신들이 앞장서서 초반부터 선거 판세를 주도하는 것을 꺼린다. 충북인들은 "우리 지역에서 1등을 한 후보가 항상 당선된다"라면서 우쭐하는데 실상은 당선 가능성이 선두인 후보에게 막판에 줄을 서는 행태라는 비판도 받는다. 이제 충청인들은 선거를 비롯한 국가 대사 등이 있을 때 지역발전에 득이 될 수 있도록 한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후 그 주장을 관철할 수 있는 끈기와 파괴력을 길러야 한다."
 
 △내년 총선에서 충청인의 역할이랄까, 전략적 투표론을 편다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가.
 "내년 총선에서는 충청도가 과거처럼 캐스팅보트 역할만 하는 것에 머물지 말고 전국의 선거 판도를 확실하게 주도해야 한다. 충청도민과 출향인들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충청을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하는 정당에 몰표를 던져야 한다. 충북도민회는 이러한 우리의 움직임을 양당 수뇌부에 두 차례에 걸쳐 직접 전달했다. 전국 모든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충북 출신 출향인들이 내년 총선에서 똘똘 뭉치는 힘을 보여주면 우리 충북인의 위상은 확 달라질 것이다."
 
 △중부내륙지원특별법의 통과에 충북도민회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내년에 충청북도는 중부내륙지원법의 전부개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방침인데 이를 성공시키기 위한 도민회의 대책은?
 "내년에는 기존법을 개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올해보다는 수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민회는 내년에도 충청북도가 발의하는 개정 법안이 원안대로 통과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충북도민회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4년 전부터 실시하고 있는 사업의 진척 상황은?
 "'국가균형발전 없이는 대한민국의 미래도 없다'라는 기치 아래 충북도민회는 대한민국도민회연합과 함께 인구감소지역지원특별법안을 직접 마련하고 정부와 국회를 움직여서 2022년 5월 29일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이 법이 밀알이 되어 7월에는 행안부 주도로 지방 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됐다." 
 
 △내년 충북도민회 주요사업은?
 "4년째 진행하고 있는 전국 기초단체별 충북도민회 지회 창립사업이 내년 중에 완료된다. 도민회 사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직능별 산하단체를 6개 분과로 세분해서 구성할 예정이다. 올해 10만명이 신규가입해서 60만명이 된 충북도민회원들 모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내년 상반기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충북의 11개 시·군과 서울 시내 구청이 자매결연을 맺도록 이어주고 있는데, 내년에는 모두 마무리하고 9월에는 5000명이 참석하는 충북인의 날을 서울에서 개최할 것이다."
 
 △충북도민들에게 인사 부탁한다.
 "고향 충북을 지키면서 충북의 도약을 위해 노고가 많으신 도민 여러분께 저희 출향인들은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충북도민회는 정파나 이념보다 지연에 최고의 가치를 두고 활동하고 있다. 충북의 발전과 위상 제고에 미력이나마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겠다고 약속한다." 
 
 /서울취재본부장=이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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