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천·야간운전을 할 때 낮은 휘도로 차선이 보이지 않는다는 운전자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교통 노면 표시 매뉴얼에는 차선도색 시 휘도(도료에 섞인 유리가루가 빛을 반사시키는 기준)는 황색차선 150mcd, 백색차선 240mcd 수준으로 권고돼 있다. 기준은 이렇지만 대부분의 도로가 잦은 차량 통행으로 인한 마모 등으로 기준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빗물에 젖은 노면은 상태가 더 심각한데, 운전자가 차선 식별을 하지 못할 정도로 시인성이 떨어진다.

▲ 비에 젖은 청주 시내 한 도로
▲ 비에 젖은 청주 시내 한 도로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SS)을 살펴보면 최근 3년간(2020~2022년) 충북에서 일어난 빗길 교통사고는 모두 1548건이다. 이 사고로 44명이 숨지고 2374명이 다쳤다.

시민 임정빈씨(30)는 "비 오는 날 퇴근할 때 차선이 안 보여 내가 맞게 가고 있나 헷갈릴 때가 있다"며 "그런 날에는 퇴근하기가 무섭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A씨(31·청원구 내덕동)는 "야간에 비만 오면 차선이 잘 안 보이는 도로가 있다"며 "다른 운전자들도 같은 상황일 텐데 내가 조심해서 운전한다 해도 다른 차량에 의해 언제든지 사고가 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차선 시인성이 떨어지는 이유로 차선 노후화와 저질 도료 사용을 지목했다.

지역 도색업계 한 관계자는 "차선 도색 시 접착력 등이 떨어지는 저질 도료를 사용할 짧은 시간에 극도로 시인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처음에는 정상적으로 반사가 잘되지만, 유리가루가 잘 고정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도로 관리 주체인 청주시는 정상적인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청주시 관계자는 "저품질 도료 사용 의혹과 관련해 관급 자재 남품 등으로 엄격한 품질검사를 통한 도료를 사용하고 있다"며 "잦은 차량이동으로 인한 도로 노후화, 자연재해로 인한 도로 파손 등으로 짧은 시간에 시인성이 떨어지는 것 뿐"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차선 도색 시 야광 도료 사용 등 시인성을 높일 방법을 찾아봤지만, 관련 규정에 따라 야광 도료 사용은 어려운 상태"라며 "지속적인 재도색작업을 통해 시민 불편을 해소하겠다"고 했다.

지난 한 해 청주시는 41억원을 들여 2순환로, 공항로, 구룡산로, 1순환로(횡단보도), 용암로 등 차선 88㎞ 구간에 차선 재도색을 했다. 이와 별개로 수시보수건을 합치면 차선 재도색 구간은 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사업 예산은 31억원 규모로 지난해보다 10억원이 축소됐고, 재도색 구간은 80㎞로 예정됐다.

/서주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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