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격전지로 청주 흥덕선거구가 떠오르고 있다. 여야 모두 이 지역구를 두고 격변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전략공천대상지에 흥덕구를 포함시켰고, 더불어민주당에선 이연희 민주연구원 상근부원장이 현역 도종환 의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잠잠하던 수면이 갑자기 부글부글 끓고 있는 형국이다.

이 부원장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전략실장을 지냈다. 도 의원은 문재인 정부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친문 핵심 인사로 분류된다. 이런 상황에서 이 부원장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청주 흥덕구가 친문친명대결의 중심지가 되고 있는 형국이다.

사실 이 지역구는 3선 도종환 의원의 텃밭이었다.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으로부터 지역구를 넘겨받으면서 그에겐 사실상 경쟁자가 없었다.

이 부원장은 당초 서울 동작을에 후보자 검증을 신청해 지난 11일 적격 판정을 받은 바 있다. 그런 그가 열흘 만에 지역구를 바꿨다. ‘자객공천이라는 말이 무성한 이유다. 그런 까닭에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이 이 부원장에겐 모토일 수 있다. 그는 역대 선거를 좌우한 충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지역 정치권의 기득권 연장의 낡은 틀을 깨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흥덕구는 도 의원이 지지도가 높다. 대과(大過)없이 의정활동을 해 온 그의 성실도에 대한 호감도 여전하다. 이 부원장이 선전한다면, 경선 승리를 가를 변수는 친문친명대결 구도가 될 수도 있다.

국민의힘도 칼을 빼든 모양새다. 그동안 유독 청주지역에서 국민의힘은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하지 못했었다. 이런 와중에 ‘3연패 지역엔 전략공천 한다는 말도 나온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지난 23일 총선 신청과정에서 자당이 재·보궐선거를 포함한 국회의원 선거에서 3회 연속 패배한 지역구에 우선추천하기로 했다고 한다. 우선추천은 중앙당 공관위에서 각 지역에 맞는 후보 1명을 경선없이 전략적으로 배치하는 것으로, ‘전략공천을 하겠다는 것이다.

충북지역 가운데엔 청주 청원과 흥덕, 서원이 이 기준의 대상 지역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현역 의원 최하위 10%에 해당돼 컷오프된 지역과 부적격 기준에 의해 심사대상에서 원천 배제된 지역도 우선추천 지역에 들어간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충북도내에선 최대 4곳까지 전략공천이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연히 그동안 공을 들여왔던 청주지역 선거구 예비주자들 발등엔 불이 떨어졌다.

충청권은 늘 전국 선거의 바로미터로 여겨져 왔다. 그만큼 각종 선거에 있어 충청권의 판세는 언제나 중요한 요인이었다. 충청권에서의 승리 여부가 전체 승부를 가르는 척도가 되곤 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유독 청주지역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국민의힘의 입장에선 이번에야 말로 승리를 쟁취하겠다는 집념이 강할 수밖에 없다.

격전지로 부상하면서 달아오른 흥덕구의 선량을 선택할 유권자들의 표심만 남았다.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충북을 위해서, 청주시를 위해서, 흥덕구를 위해서 어떤 인물이 필요한 지 유권자들은 면밀히 살펴본 뒤 선택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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